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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

어떤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쓰고 있나?

네모난 방과 네모난 노트북, 하얀 화면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지금이 하루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다. 순백의 화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가족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엄마와 아내로서의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매일 고민한다. 사회적인 문제, 남북통일이나 세계평화문제 등 세상에는 크고 굵직한 이슈들이 있고, 다 알지 못하는 사건들이 어마어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한 개인으로서의 나는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무엇을 이루며 살아갈 지에 대한 생각이 늘 내 안에 있다. 수많은 콘텐츠가 매일같이 쏟아지는데, 나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세상에 도움이 될까?


내가 있는 이 작은 공간은 내 세상의 전부이기도 하면서, 세상과 마주하는 통로이다. 인터넷을 켜면 눈을 붙잡는 자극적인 기사들이 있고, 기사 몇 개를 클릭해 읽어보다가 더 이상 읽는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바로 창을 닫는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사명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좀 더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나를 다잡는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은 가정이다. 부모이자 아내로서 지금 여기에 있다. 단순히 역할로만 생각하고 나 자신을 찾고자 글을 쓸 때와 달리, 온전히 엄마이자 아내라는 역할이 곧 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지금, 내 글의 방향이 명확해져 가고 있음을 느낀다. 가정에 대해서, 육아에 대해서 많은 글이 쏟아지고 있고, 비슷한 고충을 겪으며 글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나는 가정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엄마란,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앞길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아빠와는 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이 내뱉는 한마디가 부모로부터 학습된 결과라는 것을 느낀다. 부모의 평소 말투나 말하는 내용들이 그대로 아이에게 스며들어 아이를 통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보며 그 아이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저 아이의 부모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 모습은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춘다. 내 언행을 돌아보게 한다. 부모로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한다.


그래서 부모는 꿈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아이들이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이루어 보는 경험은 나를 새롭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집안을 비추고 있음을 느낀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이 목표를 이루어내는 경험이 되었고,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엄마가 글을 쓰고 있는 것에서부터 책을 출간해 내는 것까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엄마 책을 받아 든 순간 아이들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책을 보자마자 자신이 해야 할 일도 잊고 바닥에 앉아 읽었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나오니 더 흥미로운 듯했다. 재미있는 표현이 있으면 소리 내어 읽으며 웃어댔다. 엄마인 나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냈기에 아이들도 무엇을 하든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첫째 아이는 5학년이 되자 방송반에 들어갔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게 되었다. 평소 학교에 가던 시간보다 30분 일찍 가야 했다. 방송을 하는 것이 가장 주된 일이면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청소였다. 주인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힘들듯 했다. 원고를 쓰고 방송과 관련된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같이 시작했던 아이들의 대다수가 힘들다고 그만둬 새로 들어온 부원들에게 가르쳐 주는 일까지 겹쳐 배로 바빠졌다. 방송뿐만 아니라 청소에 회의에 가르치는 것까지 매일이 빠쁘다. 거기에 학원까지 가야 하니, 아이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매일 그만두고 싶다 노래를 불렀지만, 나는 아이의 이야기만 들어줄 뿐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익숙해진 모습이다. 원고 쓰는 것이 어렵다고 울고 징징대던 아이는 이제 봐주지 않아도 척척 쓴다. 원고를 써 제출하면 담당 선생님이 코칭을 해주시기에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듯하다. 아이를 보면서 -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두려움이 있고, 어렵다 느껴지지만 - 포기하지 않고 해나가다 보면 그것이 몸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몸은 바쁘지만 차분하게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거나, 하고 있는 중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포기하지 않고 해보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글을 쓰며 처음부터 꿈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쓰다 보니 재미있어졌고, 잘하고 싶어졌다. 나에게 글쓰기란 단순히 쓰는 것에만 의미가 있지 않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떤 내용을 전달하느냐가 글쓰기의 주된 목적이다. 어떤 메시지를 담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는다. 책을 쓰며, 실천해야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진심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작가가 실제로 실천해서 깨달은 내용을 읽고 자신의 삶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 그것을 뒷받침해줄 이론이나 근거를 찾기 위해 꾸준히 책을 읽는다. 내 삶이 글에 녹아나도록, 오늘도 쓰고 읽는다. 나의 진심이 가 닿기를.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13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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