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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우주 May 02. 2024

때로는 꽃잎처럼 부서지는 우아한 순간이더라

우리네 인생이 거짓된 환상의 꿈일지라도

아름다울 수 있는 진짜 이유는

이 생의 꽃과 같으리.


저마다의 절정의 시기에 최고의 꽃을 꽃피우고 아름다움을 여유 속에 뽐내지만

결국엔 순리에 따라 바람의 손을 잡고 하늘 속으로 유연하게 빠져드니

비로소 햇살의 빛을 받아 본래의 모습인 보석으로 되돌아간다.

마지막까지

바람에 의지한 채 잔잔한 눈부신 고운빛을 발산하며 또 다른 절정으로 생을 마무리하니,

꽃잎처럼 부서져 보이지 않는 원자로 돌아가더라도

내 안으로 겪고 품은 것들은 그대로 이 우주 안에 우아한 순간으로 남으리.




인생은 무수한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수많은 순간들 중에서 때때로 꽃잎처럼 부서지기를 반복하며 새롭게 태어난다. 매번 부서지는 모든 것에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 부서짐을 우아한 순간이라 표현하고 싶다. 왜냐하면 더 나아가 더 큰 나로 탄생시켜 주는 우아하게 부서지는 순간들, 이 순간들은 삶의 진화를 위해 우리를 일깨워주는 아주 특별한 경험들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꽃피었다가

소리 없이 청초하게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잎들은

예술 작품을 창조하듯 길거리를 황홀함으로 물들였다.

곧 절정의 끝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끝의 허무함이 무색할 정도로  마지막 찰나의 광경 속 아름다움은

모든 순간들이 지금으로 압축될 큼 경이로웠다.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와 이를 지탱해 주는 대지 그리고 햇살과 바람,

자연의 합작품인 꽃의 한평생은 활짝 핀 꽃에서 낱알로 떨어져 가는 꽃잎이 되어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자연이 그려낸 위대한 한 폭의 그림 속에 주인공이라는 것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우리를 통해서 깨달으리.




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새로운 시작을 알리던 아름다운 꽃들이 해체되며 땅 위에 안착했다.

삶의 순리를 저항하지 않고 잔잔하게 불어오는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내려온 꽃잎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곳들을 천천히 그리고 아주 찬찬히 음미할 수 있었다.

저 멀리 자연의 시가 그려져 있는 풍광을 안으며 심장에서부터 솟구치는 감사의 오로라가 그 꽃잎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었고 꽃잎 하나하나가 살포시 땅의 피부 위에 닿았을 때, 그 오로라는 대지의 에너지와 증폭되어 지구 전체에 사랑의 에너지를 일으켰다. 그 순간은 정말이지 경이롭고 우아했다.

그리고 그 꽃잎들은 메마르고 부서져 땅의 흡수되었고 다시금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때로는 우아하게 부서지는 삶의 위기의 순간들은 실은 우리들의 진화를 위한 변화였고 꼭 필요한 흐름이었으며, 새로운 자리에서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삶의 순리이기 때문이다.

삶을 믿고 그 흐름에 자신을 내 맡긴다면 우리는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위에 올라앉아 평온하게 인생의 유영을 즐길 것이고 삶의 순리를 저항한다면 자신이 일으키는 자력에 의해 그만 가라앉고 말 것이다.

마치 우리가 바다 위에서 힘을 빼고 누웠을 땐 바다가 우리를 들어주지만 이를 믿지 못하고 두려움에 자신을 억지로 띄우려고 힘을 주면 온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듯이 말이다.


래서 우리는 꽃잎처럼 부서지는 순간들을 설레며 기다리고, 그 순간들을 환영해야 한다.

그 순간들이 나와 나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우리의 영혼을 더욱 깊게 탐구해 주기 때문이다. 그 순간들은 미처 보지 못했던 나와 삶 그리고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져다준다.

꽃잎이 봄비에 부서지듯 가을바람에 부서지듯, 삶의 다채로운 변화와 허망한 허무함 속에서 우아하게 부서지는 순간들로 새로운 나를 맞이하며 영혼과 함께 내 삶을 우아한 인생으로 이끌리.


매미가 허물을 벗듯

나비가 번데기에서 나오듯

새로운 나로 태어날 때마다 나는 더 큰 아름다운 자아와 함께 있었다.




겨우내 쓰린 가슴이 강한 에너지로 녹아들어 녹색의 풍성함으로 치유하고

굳건한 꽃망울로 눈을 뜨어 봄꽃 나들이 마음 설레게 하였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삶에 맡기고 또 다른 형태가 되어

전부인 줄 알았던 그곳에서 떨어져 나와 대지를 향해 유영한다.

투명하게 살랑이는 바람의 안내를 받으며 머물던 삶의 길을

각기 다른 관점으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아찔한 높이에 무서웠지만 자연의 흐름에 그저 순응하니 이리 재미있네.

나무와 하나 되어 살았던 것보다 훨씬 짧은 이 순간에 내가 보고 얻는 깨달음이 그저 앎으로 전체를 스쳐가니, 이가 나무 위에서의 삶의 결정체였다.

또 다른 내가 되어 새로운 삶을 위하여 우아하게 진리의 흐름대로 지난 나무와의 삶을 축복하리.

그리고 내 안으로 수용하는 꽃잎의 부서짐, 그 소리는 천사의 정제된 몸짓의 청량함이었고 세상에 청혼스러운 향기를 남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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