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조카들이 3박4일 일정으로 어제 방문했다. 올해 큰 애는 12살, 작은 애는 10살.
자기 부모처럼 정해진 시간에 일찍 출근하지도 않고, 주말이라고 무조건 꼬박꼬박 쉬지도 않는 내게 아이들은 묻는다.
“내일 나가요?”
“응”
“어디가?”
“일하러.”
어디 가긴, 일하러 가지. 질문이 웃기기도 하는 한편,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나처럼 사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긴 쉽지 않을 테니까.
아마 아이들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을 때까지 궁금해 할 것이다. 외삼촌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인가.
그리고 반복해서 물으리라. 내일 뭐 하러 가냐고.
아니나 다를까. 5시 무렵, 작은 애에게 전화가 온다. 언제 오냐고. 7시쯤 갈 거라고 하니, 전엔 6시에 집에 왔다고 한다. 그런 적이 있던가.
6시면 내게도 이른 시간이다. 자기 아빠는 훨씬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을 작은 애는 안다.
조만간 얘기해야겠다. 이미 몇 번 한 말이다.
“얘들아, 삼촌은 노는 사람이 아니야.”
글 & 사진 김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