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처음 본 카레이싱이 좋았던 여러 이유 중 하나.
선두 외 경쟁의 치열함.
중위권 또는 하위권에 놓인 레이서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금이라도 더 앞서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우는 모습이 멋졌다.
오늘 1, 2등이 아니면 어때
지금 여기 내 자리에서
내 눈앞의 목표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사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럴 것이다.
만인에게 주목을 받는 건 1, 2위 간의 경쟁이지만
낮은 순위의 팀, 그리고 선수들도
남들이 알 건 모르건, 자기 자리에서 맹렬하게 싸우리라.
앞 혹은 옆에 경쟁자가 있건 없건
굉음을 내며 달리고, 부딪히고 부서지는 차들을 보며 생각했다.
1등도 2등도 아닌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잘 싸우고 있는가.
글 & 사진 김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