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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Aug 01. 2022

동시빵가게

188. 동시빵 맛보기 - '폭포'


-동시빵가게 1기 마지막 브런치를 발행하며-     


‘뒤따라만 가'고 '떠밀려만 가다’ 비명 지르며 떨어져 내려도 

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가다 막히면 돌아가고, 잠시 고여 쉴 때도 있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갑니다. 

물살이 느릴 때도 빠를 때도 있어요.    

뒤따르고 떠밀리며 느린 호흡으로 돌아보다  

온몸을 던지고 부딪혀 얻은 동력으로 다시 열심을 내기도, 

산산조각 물방울로 흩어져 새로 또 만나 흐르기도 하지요.       


시인도 아닌 제가 어쩌다 ‘동시빵가게’에 몸담은 지 다섯 해.   

김바다 시인과 번갈아 하던 브런치 편집과 발행을 어느샌가 도맡게 되었어요.   

백여든 여덟 번의 ‘동시빵 맛보기’를 펴낸 짧지 않은 시간은 

초기의 설렘과 낯선 두근거림, 

웹진에 내가 쓴 동시를 투고해보리라던 다짐 대신 

숙제처럼 꾀부리고, 떠밀리듯 편집과 발행을 해치우는 모습으로 바꿔 놓았네요.    

그래도 시인들과 노는 게 즐거웠어요. 

경계가 쉽사리 허물어지고 무장 해제되는 신기함. 

함께 하면 할 수 있다, 새로운 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도 새삼 배웠고요.   

가는 데까지 가보다 지치면 쉬어 가면 된다, 

뒤따르고 떠밀려도 된다, 

또 다른 길이 보이면 그리 가봐도 된다는 것도요.    


한 시절이 가면 또 한 시절이 오지요. 

떠밀리며 숨죽이다 맨몸으로 떨어지고 부딪혀 스스로를 리셋하는 물처럼,

동시빵가게 브런치도 새 물결을 기다리며 잠시 문을 닫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려요. 

브런치 동시빵 맛보기로 잠시나마 마음을 쉬어 갈 수 있으셨기를 바랍니다.   


새로 꾸려진 2기 빵장과 제빵사들의 손에서 멋지게 재탄생할 동시빵가게 웹진과 브런치를 기대합니다.    


https://dongsippanggage.modoo.at/?link=byj8t9zm

백승남 :  웹진 동시빵가게의 실험에 함께 한 즐거움과 새로 만난 인연들에 감사한다. 빵가게 시인들과 달콤한 냄새 솔솔 나는 맛난 빵 나눠먹고 싶다. 『늑대왕 핫산』같은 동화와 『루케미아 루미』같은 청소년소설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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