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고래 Aug 27. 2021

야마다 레이지, 어른의 의무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제 SNS 피드에서 자주 보이던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야마다 레이지의 '어른의 의무'인데요, 조금씩 관심이 생기던 차에 제가 롤모델로 삼는 장인성 님(배달의 민족 CBO)도 이 책을 포스팅하시길래 얼른 구매해 읽어보았습니다.


어른의 의무는 예순을 바라보는 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가 어른으로서 젊은 세대들과 어떻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지 고민한 내용을 남긴 책입니다.


왠지 보수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일본 어른의 고민이라니... 혹시 '라떼는 말이야~'와 '요즘 애들은~'로 가득 찬 꾸지람의 책일 것 같으신가요?


기대와 다르게 저자는 나이 많은 것을 '권력'이라고 착각했던 어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른에게는 상응하는 의무가 있고, 그동안 다하지 못했던 어른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하죠.


그리고 이런 어른의 의무로는 아래 3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1. 불평하지 않는다

2. 잘난척하지 않는다

3.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어른의 의무가 고작 10자 정도 되는 문장 3개라니, 너무 간단하죠? 처음 위 문장만 봤을 때는 '뭐지? 별 내용 없는 책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보면 이 3가지 원칙이 매우 명쾌하게 정리된 문장들이고, 이 원칙들을 지켜나가는 건 생각보다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어른이 먼저 3가지 의무를 다할 때, 비로소 젊은이도 어른을 진심을 존중할 수 있고 모두가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 당부합니다. 더불어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는 이런 환경이 갖춰져야 구성원들 사이 정보가 잘 순환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런 정보의 순환은 집단 지성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 필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어른의 의무는 사람에 따라 젊은이의 입장으로 읽힐 수도 있고, 어른의 입장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서른 초반의 나이지만 젊은이보다는 어른의 입장에서 주로 읽게 되었는데요. 회사에서 팀 리더를 맡은 적도 있고, 가정에서 '아빠'라는 역할을 맡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어른'이라는 역할은 나이보다 상대방과의 관계적 위치에 따라 발생될 때가 많으니까요. 최근 나이 많은 꼰대 못지않게 젊은 꼰대, 어린 꼰대가 이슈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어른의 원칙은 불안과 분노가 만연한 요즘 세상에 위, 아래 상관없이 모든 관계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원칙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더 발전하는 조직이,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어른의 의무'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해봅니다.




1. 불평하지 않는다
2. 잘난 척하지 않는다
3.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 3가지를 마음에 새기기만 해도 젊은이들의 태도는 확실하게 달라질 겁니다. 자신의 상사나 선생님이 불만투성이에 잘난 척만 하고, 항상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런 이에게 마음을 열 만큼 대범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겉으로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대응하며 뒤에서 흉을 보겠지요.


오늘날 우리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길은 이노베이션밖에 없다는 말을 질리도록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노베이션에 병목현상이 일어나곤 합니다. 바로 '생각 없이 잘난 척하는' 연장자들이 병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젊은 세대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나이 든 이들 중에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매사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입꼬리를 팔자로 근엄하게 내리고서 말이죠. 하지만 이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연장자가 결론도  없이 내뱉는 '무의미한 부평'은 불만으로 가득 찬 마음에서 흘러넘친 '배설물'일 뿐이라는 것을요.

저의 학창 시절 선배 가운데 남에 대한 험담과 신세한탄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저처럼 만화가를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만화는 그리지도 않으면서, 출판사에 직접 찾아가 원고를 보여주고 만화가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노력하는 저에게 "너는 괜찮겠지만 같은 건..."이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선배를 만나는 시간은 지루하기만 하고 얻는 것은 없는 '인생의 낭비'였습니다. 저는 그저 감정의 폭발을 막기 위한 선배의 '분풀이'에 억지로 끌려온 것이라 생각하고 묵묵히 견뎌야 했습니다.


... 하지만 그런 분풀이는 적어도 동년배나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받아준다면 가족이나 연인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절하거나 뜻을 거스를 수 없는 후배에게는 결코 불평을 쏟아내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분노 섞인 훈계'는 지도하는(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분풀이에 불과합니다. 그것을 고마워하며 받아들이는 후배도 더러 있겠지만, 대부분은 '빨리 안 끝나나'라고 생각하면서 윗사람의 분풀이 상대가 되어주고 있을 뿐입니다.

한마디로 윗사람은 '접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만 그 사실을 알 라차리지 못할 뿐이죠.


언제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관대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말하기 힘든 이야기나 중요하지 않은 시답잖은 말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런 말을 하면 화내겠지' 또는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무슨 말을 해도 혼날 것 같다'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습니다.

잘난 척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런 종류의 사람은 필연적으로 정보 약자가 되어 시대에 뒤쳐지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업무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면 조직은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실적도 오르지 않고, 우수한 젊은 직원도 덩달아 피해를 입게 되죠.

또한 시대에 뒤쳐진 사람은 과거의 성공 경험만으로 일을 진행하려 합니다. 당연히 그 방식은 통용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일은 더 안되고 기분은 더 나빠지고 사람들은 더 멀어져 갑니다. 그런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나쁜 기분'은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만약 좀처럼 나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서 조금씩 해결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와의 결별을 불사해 서라도요. '나쁜 기분'의 원인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풀이만 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입니다. 그럴수록 자신도 상대방도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인간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이 한계라고 말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아무리 기분 나쁜 생각이라도 15분이 한계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나도 모르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집착해봐야 소용없다'는 마음으로 심기일전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랍니다. 불행해지고 싶다면 몰라도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행동하면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일'은 실행에 옮기고, 그렇지 않은 일은 포기하고 떼를 기다려야 합니다.

'왜 나만', '그때 그런 소리를 들었지', '그따위 집에 태어나서'처럼 이제 와서 어쩔 도리가 없는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하면, '무의미하다!'라고 생각을 끊는 편이 좋습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기분 좋아지는 지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고기를 먹는다', '맥주를 마신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죽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난다.', '바다에 간다' 등,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입니다. 저는 기분이 풀릴 때까지 방에 틀어박혀 아무하고도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핫요가를 하러 가기도 합니다.

 만약 당신이 내일 사람들을 만나는데 왠지 기분이 나빠서 그 기분을 숨기지 못할 것 같다면, 미리 기분 좋아질 만한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든 뒤에 집을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상사나 선배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일하는 사람에게서 희망을 빼앗아갑니다.

이처럼 젊은 사람일수록 연장자와 회사에 불신을 가지고 있고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적어도 연장자에게는 후배에게 '이용당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사실 배들도 언제든 불러낼 수 있는 '관대하고 믿음직스러운 선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양승화, 그로스 해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