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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Jul 08. 2020

피로는 간 때문인가? 피로VS만성피로 증후군

당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피로!

역사상 가장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아이들도 피로를 달고 사는지 '피곤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학교 마치고, 학원 서너 군데 갔다가 개인 과외까지 받고 하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뛰어놀고, 몸을 쓸 수 있는 시간은 공부라는 이름하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과중한 업무를 하는 것. 그러다 보니 공부에 흥미를 잃고, 짜증을 내기 일쑤다. 


어른들은 더하다. 정치,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한 피로감이 더해 일상생활에서의 피로가 늘어간다. 그러한 피로가 누적되어 만성피로나 만성피로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질병본부 공무원들과 현장의 의료진의 피로 누적은 시스템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과할 수 있다.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도 피로에 노출되기 쉽다.                      

피로[疲勞, fatigue] 연속 및 반복되는 정신적 ·육체적 작업에 수반해서 발생하는 심신기능(心身機能)의 저하 상태.
만성피로[慢性疲勞, chronic fatigue] 특정 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피로 증세가 1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방치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이어진다)
만성피로증후군[慢性疲勞症候群, chronic fatigue syndrome] 피로 증세가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증세.
왜 이유도 없이(아무런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

인체는 일정 이상 강도의 운동을 하면, 근육 내에 젖산(lactic acid)이라는 물질이 쌓인다. 한때 이것이 피로를 느끼게 하는 원인 물질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현재는 피로물질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피로는 흔한 증상으로 특정 질환이 원인이 된 것을 제외한다면, 아무런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다(검사할 수 있는 생체 지표가 없어서 그렇다).


과도한 육체적인 노동이나 일, 장기간의 정신적 스트레스, 충격적인 경험, 운동 부족, 부적절한 영양 섭취 등에 의해 나타나는 피로는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이 되면서, 여러 가지 증세들이 수반될 경우 이를 만성피로 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라고 한다. 의학적 검사를 해도 그 원인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이 병명조차 모른 채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피로야 가라! 제에발~ [이미지 출처: 구글]

만성피로 증후군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알려진 시기

1984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알 수 없는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집단 발병함. 미국질병대책센터가 조사에 나서서 여러 가지로 검토한 결과, 만성피로 증후군(CFS)이라 병명을 붙임(해당 질환에 대한 보고는 1934년 문헌에 최초로 발표되기는 했으나, 생리학적 유사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최근의 일임). 


만성피로 증후군의 정의

특별한 다른 원인 질환이 없다는 전제하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를 느끼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20대에서 40대에 있는 젊은 사람에게서 주로 관찰되며, 1,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증상

단순 피로감이나 전신 권태감이 지속할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유 없이 목 안이 자주 아프거나(인후통), 목과 겨드랑이 주위 임파선(림프샘)이 아프기도 한다. 목과 어깨에 근육통이 오고 팔다리가 저리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으며, 잠을 많이 자고 일어나도 피로감은 여전히 남는다.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 후에는 오히려 더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섬유근육통과 만성피로 증후군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 되기도 하다). 심지어는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등 신경계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피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증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만성피로 증후군이다.                     

이상의 만성피로 증후군 증상 기준에 맞지 않는 증상은 특발성(원인불명) 만성피로로 분류된다. 또한 어떤 신체검사나 혈액검사도 이 질환에 대한 진단의 확증을 주지는 못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이 나타나는 유사 질환

만성피로 증후군을 일컫는 다른 질환이 있는데, 근육통 뇌척수염(Myalgic Encephalomyelitis, ME), 바이러스성 질환 후 피로 증후군(Post-Viral Fatigue Syndrome, PVFS), 그리고 만성 피로 면역 기능 장애 증후군(Chronic Fatigue Immune Dysfunction Syndrome, CFIDS) 등이 있다.


내분비질환으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심장병(심부전 및 합병된 저혈압), 감염(심내막염, 간염), 호흡기 질환(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빈혈, 관절염 및 그와 관계된 질환인 암, 알코올 중독, 약물 부작용(신경안정제, 항암제, 베타차단제), 심리적인 것(불면증, 우울증, 신체화 장애) 등이 있다.


이런 질환이 있는 경우 만성피로 증후군(CFS)과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질환이 치료가 되면 증세는 사라진다. 그러나 만성피로 증후군(CFS)은 앞서 말한 질환이 없다는 가정하에 나타나는 증세로, 의학적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원인

만성피로 증후군(CFS)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원인을 확실히 집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의사는 이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심리적이라고 치부해 왔다. 어쨌든 가장 유력한 것이 장기간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다. 최근 들어 밝혀지고 있는 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의 변화로 체내 염증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라는 것. 


코르티솔이 과잉 생산되면 면역계를 억제해 쉽게 감염되고 암에 걸리기 쉽다. 일 스트레스로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해서 발생하면 심장병, 갑상샘 질환, 궤양, 자가면역질환, 비만, 당뇨병, 성기능 장애, 우울증, 거식증, 쿠싱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근섬유통증후군, 염증 질환, 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열악한 직업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요절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그래서 이를 부신 피로라고도 부른다. 부신은 양쪽 신장 위에 위치한 조그마한 내분비선이다. 부신의 바깥쪽을 이루는 피질에서는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Aldosterone), 안드로겐(Androge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부신의 안쪽을 이루는 수질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부신의 역할은 몸이 스트레스에 적응하여 살아남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몸의 회복력, 에너지, 지구력과 일상생활은 모두 부신의 원활한 기능에 달려 있다. 또한 부신에서 분비되는 항염증, 항산화 호르몬은 술, 약물, 음식과 환경 요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도와준다. 부신 기능의 감소가 심해질수록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대사, 수액과 전해질 균형, 심장과 심혈관계 시스템, 그리고 성욕도 변화가 생기며, 체형도 변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부신 자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그런 것인지, 부신의 기능과 상관없이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변화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부신피로라 불리는 것들이 부신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 조절장애(HPA axis dysregulation)'라고 수정해서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증상을 초래하는 것은 조절되지 않는 장기간의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스트레스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는 인류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한 뇌 시스템이기도 하다. 

부신과 인체 스트레스 시스템인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HPA axis)' [이미지 출처: 구글]

그 외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설이지만 가설일 뿐이다. 다른 가설로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의 일종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자기의 장기 조직이나 그 성분에 대한 항체가 생산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면역병 중에서도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가 곤란한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특정 장기(臟器)나 기(氣), 혈(血)의 기능이 병적으로 과잉되거나 부족하여 신체기능의 균형과 정서적 안정이 깨진 상태를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본다.

두리 씨!~ 피로는 꼭 간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광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표현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해당 광고를 방송한 지상파 3사에 시정을 권고한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피로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모든 피로의 요인이 간 때문에 생기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피로와 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70∼80%가 파괴될 때까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 이로 인해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이미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성 간염의 경우는 심한 피로감이 비교적 빨리 느낀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역시 피로를 수반한다.


이러한 간 질환의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 술, 과다한 열량 섭취 및 약물 복용 등이다. 그러므로 관리 및 예방만 잘해도 간은 무사히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피로증후군은 검사 결과는 정상임에도 피로가 심각한 상태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원인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데다 의학적 치료법도 딱히 없어,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남몰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덧: 만성피로증후군과 근섬유통증후군은 아주 유사한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기회가 되면 근섬유통증후군을 다루며, 장기적으로 이 두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원문: 피로는 간 때문인가? 피로 VS 만성피로 증후군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푸샵 글: 피로는 간 때문이다? 천만의 말씀!! 피로 VS 만성피로증후군>
참고: <염증에 걸린 마음: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에드워드 불모어 지음 | 정지인 옮김 | 심심(2020)
참고: <만성피로증후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류마티스 내과, 주지현, 박성환 | 대한내과학회지: 제70권 제4호 2006
참고: <내 몸의 에너지 도둑: 만성피로 치료사 부신의 재발견> James L. Wilson, M.D. 지음 | 이진호, 박효철, 정학수 옮김 | 한솜미디어(띠앗)(2011)
참고: <부신피로는 없다> 엠디저널, 2016.12.22
참고: <스트레스와 심리신경 내분비 면역학> 석대은 지음 | 궁미디어 (2012)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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