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준, 소설가 최은영, 에세이스트 정여울, 문학 평론가 신형철, 서평가 금정연, 문학잡지 편집자 서효인… 이 책에 소개된 인터뷰이들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꽤 익숙한 이름입니다. 저 역시 이들이 쓴 책을 여러 권 읽었고, 그들의 시야와 사유에 감탄했으며, 왜 나는 이렇게 쓰지 못할까 부러워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그들의 고민도 저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잘 쓰지 못함을 걱정하고, 청탁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나 불안해하고, 자신의 한계에 좌절하고,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그들을 보면서 여러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의 불안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고, 말은 저렇게 해도 얄밉도록 잘하는 그들에게 질투가 났으며, 자신들의 글이 가진 힘을 그들 자신만 모르는 것처럼 나도 나의 빛은 보지 못하고 그림자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조금은 나를 믿어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뒤섞여 저에게 단순하지 않은 위로가 되어 주었지요. 나를 괴롭게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안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던지요.
문학하는 마음 - 그럼에도 계속, 쓰는 삶에 대하여 중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