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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르미 Apr 27. 2020

교육에도 속도가 중요해?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해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자연스레 독서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읽은 분야는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는 시기인만큼 재테크 관련 책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원론적인 정보만 전달하는 재테크 책에 조금씩 싫증나기 시작했고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교육 관련 책을 접하게 됐다.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에 출연했던 리사 손 교수가 쓴 <메타인지 학습법>이라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자녀교육에 관련된 내용이었고 아이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부모들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여러가지 전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타인지 학습법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교육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하자.

이 책의 내용을 우리 부모님이 알았으면 나를 더 잘 키우셨을까? 

1. 메타인지 학습법이란?

  솔직히 교육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아니면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것이다. 실제로 옛날부터 진행되었던 감각, 지각, 학습, 기억, 언어 등 인지 분야를 구성하는 요소 각각에 대한 연구와는 달리 메타인지에 대한 중요성은 비교적 늦은 1950~1970년 사이에 대두되었고 메타인지 과학이라는 분야가 본격적으로 탄생한 것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그래서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메타인지를 '상위 1퍼센트의 공부법'이나 '공부 잘하는 법' 정도로만 알고 있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메타인지의 핵심 개념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 자신을 알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학습해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영어와 수학을 공부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아이는 자신이 수학보다 영어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일단 쉬운 수학을 끝내고 남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집중해야지'라고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한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흐름이지만 여기서 아이는 중요한 메타인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첫째, 스스로 평가하는 모니터링 전략이다. 자신의 실력을 판단해 영어가 더 어렵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둘째, 컨트롤 전략이다. 자신의 실력을 모니터링한 아이는 스스로 학습 방향을 설정했다. 이처럼 모니터링 전략과 컨트롤 전략을 사용할 줄 아는 아이는 알아서 자신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나갈 수 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 궁극적으로 메타인지 학습법이란 아이들이 이 능력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알아야 자신에게 맞는 학습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2. 메타인지를 방해하는 착각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자녀교육법을 살펴보면 이 메타인지 성장을 방해하는 착각들이 몇가지 존재한다. 바로 '빠른 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쉬운 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실패 없는 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토끼와 거북이>라는 우화에서 우직하고 꾸준한 거북이가 자신보다 속도가 빠른 토끼와의 경주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교육이라는 분야는 무엇을 학습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토끼가 되길 원할까? 이는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남들에게 뒤쳐질 수는 없다는 불안감. 그 이유로 우리나라는 남들보다 빨리, 과정을 생략하고 정답만 맞출 수 있는 교육방법이 성행하게 된 것이다. 물론 몇 번은 벼락치기로 성적을 잘 받을 수 있고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부라는 건 절대 빠르고 시행착오 없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다못해 자전거 타는 법을 처음 배웠을 때를 생각해보자. 처음부터 금방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많이 넘어지고 오랜 시간을 거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실수도 하고 꾸준히 배워나가야 하는 마라톤 같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부모의 관점에서 경쟁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들을 너무 토끼처럼 가르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경주의 승자가 거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녀들은 토끼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3. 메타인지를 키울 수 있는 방법

  위에서 설명했듯이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경험을 통해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 만약 자신이 무언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생'의 관점이 아닌 '선생님'의 관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아이들은 학습에서 의미 있는 부분을 파악하고 각 내용의 중요성을 정리한 후 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관점을 바꿈으로서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더 잘 파악하게 되고 이를 통해 지식을 확장시키면서 다른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녀들의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해 부모님들이 할 일은 아이들을 전적으로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뭔가를 모르는 상황에 처할 경우,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그것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이런 상황이 답답한 나머지 아이들에게 바로 정답을 알려주거나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준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존적이 되거나 주눅이 들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님들은 이때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아이들에게 '네 생각은 어때?'라고 생각할 기회를 주고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응원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기 위해 얼마나 용기를 냈겠는가? 비록 느리고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경주를 하는 거북이,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믿음과 칭찬이 있을때 배움이라는 기나긴 마라톤을 더 힘차게 완주할 수 있다.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경주를 이어나가는 아이들. 부모님들은 이 아이들을 전적으로 믿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나 역시 이번 기회에 책을 읽으면서 메타인지라는 생소한 개념에 대해서 알게 됐다. 교육 분야에 대해 항상 관심은 있었지만 대부분 성인 교육 분야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열에 있어서는 둘째라면 서러웠던 나라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가르치고 싶겠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 아이들을 믿고 스스로 천천히 학습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한 발짝씩 나아갈 때마다 칭찬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아이들이 학습에 대해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갖지 않고 거북이처럼 꾸준히 나아가길 바라는 부모님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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