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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Ka Mar 09. 2016

추도사

내게 바치는 추도사

봄에 태어난 그는 마치 봄처럼 따뜻했습니다.

너무 많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였습니다. 그는 중도를 지키는 삶을 살았습니다. 가끔 꽃샘추위와 같은 성질을 내기도 했지만 앞으로 필 꽃들을 위해 금방 누그러뜨렸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그의 햇살에, 나는 양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봄의 향기에 흙이불을 걷어내고 나오듯이 그와 대화하다 보면 내 삶을 되돌아 보게 되고 활기가 돕니다.

노란 꽃이 피고난 후 초록색 잎이 나듯이 화려함을 보일줄도 알고 완숙한 마무리로 훗날까지 생각할 줄 알았던 그는 개나리 같았습니다.

진달래같은 붉은 열정은 여행을 좋아하던 그에게 잘 어울리던 꽃이었습니다. 그는 여행을 참 좋아했습니다. 새로운 벌과 나비들을 만나며 교류하고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의 진달래는 봄에 태어나서 봄에 죽을 때까지 시들지 않았습니다.

딱딱한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듯이 그는 씨앗 껍질을 뚫고 새싹을 돋아내는 스스로 일어나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러한 새싹이 떡잎이 돋고 떨어지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후 다시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번 씨앗 역시 다음생에 또 다른 멋진 새싹이 돋아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봉긋해질 즈음 항상 그를 그리워 할 것입니다.

그와 그의 가족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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