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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Ka Apr 06. 2016

서울 둘러보기

영화리뷰 고진감래 - 박찬경 & 박찬욱

맛깔나게 보여준 서울


  영상미가 대단한 영화였다. 서로 다른 것들이 비슷한 모양으로 자꾸 연관되어 나오는 것이 정말 재밌었다. 항상 서울을 나타내는 영상들을 보면 아리랑, 태극기로 시작해서 경복궁, DDP로 끝나는 것들이었는데 이 영상을 보고 색다른 느낌이 들어서 재밌었다. 궁금해서 찾아본 결과 외국인들과 시민들이 찍은 영상 1만개가 넘는 것 중에서 백오십개 정도를 선별하여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영상을 보면서 웃기거나 기쁜 장면도 있었고 어이없는 장면도 있었고 슬픈 장면도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서울의 겉모습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클로즈업을 해서 서울의 속을 들여다본 느낌이다.

이 장면은 한남동에 사는 외국인이 정원을 소개시켜고 있다. 이 외국인은 전주에서 2년을 포함해서 17년을 살아서 그런지 한국어를 정말 잘 했다.

“아! 겨울 오는게 생각하기 싫~어. 보시다시피 지금 식물이 몇 개 죽기 시작했고, 며 몇 개는 다 이미 이미 벌써 죽어버렸어요. 근데 좋은 점은 내년 씨앗 다시 뿌리고 식물 다시 키우고 삶 또 다시 시작할 거야.”

딩동딩동하는 음악소리와 함께 외국인이 발음 하는 국어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듯이 정말 잘 어울렸고 꽃이 다시 피어나는 장면에서는 전율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의 계절 지나감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중간 중간마다 나오는 외국인들에게 서울을 물어보거나 서울에 대한 느낀점을 말한 영상들도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자랑스러운 내용들이 아닌 겨우 “난 잘 몰라요”라던지 “처음 와봤어요”라는 답변이 들어간 인터뷰 동영상들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영상들이 여러개로 이어지자 마자 영상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 손을 맞잡고 살아 움직이듯이 하나로 움직이는 내용을 표현해 냈다.

  이 장면은 소녀가 슬픈 내용을 말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뒷집 주인이 나와서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고 하면서 쫓아내고 있는 장면이다. 보자마자 참기름 같은 엑스트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투브로 영화를 보고 댓글을 봤는데 댓글에 이 아저씨가 왜 나왔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불평하는 댓글이 있었다. 하지만 저 아저씨의 등장으로 평범한 동네에 있을만한 평범한 일을 우리가 구경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서울을 홍보하는 영상이라던지 영화를 보는 느낌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마을을 곳곳이 둘러보는 손님이 되어버렸다.

  인상적인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인상적인 장면 두장면을 꼽으라면 저 두가지를 뽑겠지만 주옥같은 장면들이 많아 한시간짜리 영화가 눈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 박찬경&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푹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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