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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랑 Apr 11. 2021

벚꽃 오는 날


  네 환한 마음이 한 생애를 들키고 있다


  흰빛을 하고 멀리서 오는 손님 

  발 한쪽 디디고 선 하늘, 파랗게 나부낀다


  소리를 가두고 폭포수의 비명으로 떨어지며

  천지를 흔드는 흰빛 소란,


  오후 한때 비워 너를 맞이한다

  네 바람의 얼굴 햇살로 떨고

  일렁이는 그림자, 물결을 이룬다


  여한 없이 살려면 이래야지

  하얗게 눈부셔야지


  봄 앓이는 캄캄한 얼음이었을 게야

  난분분, 봄을 앓는다

  가볍다고 무게가 없는 것은 아니지


  너를 안았던 봄날의 길목에서

  두 눈 감고 기댄 품

  사랑이라 부르네


  벚꽃 아래

  생은 하얗게 오거나 간다

  사랑이 자꾸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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