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환한 마음이 한 생애를 들키고 있다
흰빛을 하고 멀리서 오는 손님
발 한쪽 디디고 선 하늘, 파랗게 나부낀다
소리를 가두고 폭포수의 비명으로 떨어지며
천지를 흔드는 흰빛 소란,
오후 한때 비워 너를 맞이한다
네 바람의 얼굴 햇살로 떨고
일렁이는 그림자, 물결을 이룬다
여한 없이 살려면 이래야지
하얗게 눈부셔야지
봄 앓이는 캄캄한 얼음이었을 게야
난분분, 봄을 앓는다
가볍다고 무게가 없는 것은 아니지
너를 안았던 봄날의 길목에서
두 눈 감고 기댄 품
사랑이라 부르네
벚꽃 아래
생은 하얗게 오거나 간다
사랑이 자꾸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