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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Jul 25. 2024

Le rayon vert

녹색광선

* 이 글은 한국문화예술 위원회와 문화체육부에서 지원하는 <청년 인문 실험 공모전>에 대한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 참여자 - 조향사 김하은, 플루티스트 강도영, 현대미술작가, 디렉터 박하리


조향사와 현대미술작가, 플루티스트, 어떻게 보면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관점에 서서, 타인에게 낯선 시선을 받을 수도 있는 직업군에 우리는 속해 있다. 


   나는 누구에게나 스스로의 길과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자연이 비선형적인 방식대로 나타나는 것 처럼, 우리 스스로도 사회에서 정형화된 틀이나 시스템이 아니라, 스스로 구축하는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라는 취지로 이 공모를 시작하게 되었다. 


   작년에 사회적으로 집단 무의식이 만연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 속에서 너무나 아팠고, 그 에너지 자체가 어떠한 특정 한 개인이 아니라, 타인에게 전염되는 전염병같이 느껴졌고, 그것들을 떨쳐내고 나면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 특정 나이나 특정 직업에 소속되어서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원하고 스스로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들이 있다. 그것은 개인마다 다른데 사람들은 획일되지 않으면 두려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와 김하은, 강도영 개인에게서 시작한 움직임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치유의 과정과, 스스로의 진심을 계속해서 느끼는 과정,


   즉, 예술로서 감각하고 지금 이 삶을 생생히 느끼는 과정 속에서 잃어버렸다고 '여겨지는' 자기 자신을 정말로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실험이라는 취지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것은 2022년의 나의 작업인 <녹색광선>에서부터 비롯된 움직임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에릭 노메르 감독의 영화 <녹색광선>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우리가 녹색 광선을 볼 때, 우리 자신과 타인의 진심을 알 수 있대요./ 

진심이라는 것은 가끔씩 깊숙이 숨어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하는 속성을 가질 때가 있다. 

여름이라는 계절 속에서 지난 해의 나와 지금 해의 나는 스스로의 진심을 들여다보는 기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혼란과 고통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모든 것이 사랑으로 마주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 작업의 과정은 삶의 다분히 많은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되는 매개가 되었다. 



작가 노트


나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마주하며 항상 묻곤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하여 자문하곤 했는데, 나라는 특질은 다분히 많았고, 타인이라는 특질 또한 다분히 많았다. 무엇이라 정의내리기 힘든 인간의 존재를 그냥 정의내리지 않고,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림이라는 행위나 퍼포밍이라는 행위, 혹은 무용 영상을 담는 행위는 있는 존재를 그대로 존중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 예술이라는 장르 자체가 나 자신이 될 순 없지만,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한 요소로 자리잡히기 때문에, 스스로는 그저 생긴대로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곤 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비가시적인 속성에 관심이 많곤 했는데, 그러다보니 인간 내면의 것들이 궁금하곤 했다. 그리고 가장 편안하고 에너지가 차오를 때는 텅 빈 공간 속에 아무것도 아닐 때라는 걸 느꼈었다. 그 속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거나 혹은 알지 못하는 우주 속에서 축복을 받는다는 느낌을 얻을 때에는 다양한 예술을 바라보거나 행위하는 그 자체라고 느꼈다. 


항상 행위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하고 나면 의미가 나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흐르는 대로 살고, 흐르는 대로 작업을 하면 많은 것들이 끌려왔고, 

그 때에는 점진적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다. 

그런 차오르는 에너지를 덤덤하게 담는다.


작품 녹색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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