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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라는 책을 폈다 다시는 읽지 못할 것 같아 마지막 구절을 말끔하고 검은색 고양이를 키우며 내향적인 분에게 드렸다
사각지대는 내 집이었지만
이제는 간간이 꿈에서만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집인 셈
그곳에서
슬그머니 고함을 치기도 하였으며 젖은 걸레처럼 던져져 멀뚱하니 천장을 바라보기도 하였다 흰색의 천장은 점점 노래졌고 모기를 찾으며 윙윙윙 거리며 새벽에 기어 다녔던 내 기억들
반쪽 나는 순조롭고 힘차게 잘 자라났지만 또 다른 반쪽 나는 시들어져 가는 것에 억지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마냥 저 하늘을 우러러 살펴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천장이었다.
睟가 추천해준 피해의식에 관한 책을 펼치자마자 다시 닫곤 하였다
- 난 피해의식이 없는 것 같다
라는 말을 뱉자마자 내 안에서 피해의식이 생겼고 여럿에게, 너는 나를 관통했다 관통했다 쥐뿔도 안 되는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아주 멍청한 아이라며 욕하기도 하였다
아주 많은 심장들이 달려온 집이며
아주 많은 심장들을 빼앗긴 집이며
소수의 심장을 공유한 집이다
너무 많은 것을 얻었기에 잃었다고 간주하기도 하였으며
자기기만을 하지 말라며 욕하기도 하였으며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어렵다며 지나치기도 하였지만
겪어본 이들은 그곳에 머물며 눈물 몇 방울 떨구기도 하였다
진실과 거짓은 아주 애매한 관계이지만 가끔 눈물의 온도로 그것을 구별한다
아주 아주 뜨거운 눈물이 나에게로 돌아왔다
간간이 그곳을 꿈에서만 마주하면서 나는 줄곧 쓸쓸하다 느꼈고
나는 절대로 현재에서 살지 않아야지 꿈꾸곤 하였다
마지막 날 짐을 묶고 쓸쓸해진 집을 바라보며
여러 고함들을 기억하며
유리에 피투성이가 된 내 손을 바라보며
몇 방을 피를 그곳에 튕기며
봄날 비둘기의 피를 기억하며
나는 그래도 너와의 영혼들을 사랑했다 사랑했다
모든 기억들을 다 사랑할 순 없어도
그 기억들, 그곳에 머물며
다른 사람들 지켜주기를 희망한다 고통 속에서 나의 고통에 껴안겨 위로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