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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꽉 Jul 18. 2023

알고나면 불편해지는 것들

불편하지만 이렇게 살것인가


어릴적부터 꽤 오랫동안 안경을 썼었다. 20대 초반에 라섹수술을 하고 난 뒤 시력이 훅 좋아져서 맑은 세상을 본다는 즐거움을 가졌었고. 둘째를 낳고나서 조금씩 한쪽만 나빠진 터라 짝눈으로 한동안 지냈는데, 세상이 점점 흐려지는 것 같아서 작년 겨울에 새롭게 안경을 맞췄다. 안경을 쓰고 나니 또 다시 세상이 잘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사를 오고 안경이 어디 갔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그 동안 안경 없이 지냈으니 찾을때가지 내버려둬야지 했는데, 이전에 맑게 보던 시력과 안경을 쓰지 못할 때의 흐린 감각의 차이가 심해서 결국 여분의 안경을 다시 맞췄다. 이전 것을 찾을때까지 사용하자면서.








라섹수술을 하기 전. 내 마음대로 시력 조절이 된다고 생각(착각)을 했을 때, 보기 싫은 것이 있으면 안경을 내던지고 눈을 질끈 감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수술 후에 눈을 뜨나 감으나 선명한 세상을 보기 시작하니 좋은 것들이 더 많았다.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예쁜 꽃들, 저 멀리서 보이는 반가운가족이나 친구의 얼굴. 한 번 알고나니 다시 흐린 눈으로 세상을 살기가 더 쉽지 않더라.


안경은 때로 살면서 갖게되는 눈치와도 같다. 없었을 땐 몰랐던 타인의 반응, 내 아이의 속마음, 어느 날 연락이 갑자기 끊긴 사람. 내가 정성껏 썼지만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 메일이나 문자. 그것은 때로 합리적인 추측이 되기도 하고, 과하면 의심이나 오해가 벌어지기도 한다.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불편해지는 진실이 되기도 하지만, 갖고나서, 알고 나서는 외면할 수 없는 것들이 된다.



나는 눈을 그저 감거나 흐리게 뜨고 적당히 살고 싶은 사람인가?





블로그에서는 꾸준히 공감과 댓글이 달리던 글이 어느순간부터 조용해졌다면 검색누락이 되면서 유입이 뚝 끊긴 것이다. 그럴 때 대하는 태도는 여러가지가 있다.



1. 이미 죽은 유입을 다시 한 번 살려볼 것


2. 글이 반응이 좋았던 이유를 찾아서 다시 한 번 보완해서 가지고 갈 것


3. 미련없이 다른 주제를 가지고 다른 글을 쓸 것


4. 블로그에는 미련이 없으니 그냥 내버려둔다.


5. 나는 다른 것에 바쁜 사람이라 이런것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육아에서도 평소와 아이가 달라졌다면 부모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이 여러가지가 있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아이가 말하길 기다린다            


              그냥 아이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일정시간을 기다려본다            


              상황이나 아이의 성향에 따라서 1~3번을 다르게 적용한다            


              잠깐 지나갈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무시한다            




때로는 상황에 맞춰서 다르게 할 수도 있고, 평소에 '패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에 맞춰서 해결법을 찾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내가 안경을 쓰고 상황에 대한 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보이는 <불편하거나 아니거나 어쨌든 눈에 보이는 진실>이며 그것을 대하는 내 태도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은 명확할 것이다.



버리고 갈 것은 버리고 가고,

취할 것은 확실하게 취하고.

미련이 남는 것은 다시 한 번 도전할것인지 맑은 시선으로 살펴보면서

한 번 결정했다면 그 길로 나아가는 나를 믿고 거침없이 나아가야한다.


블로그 글쓰기를 꾸준히 하기로 결심했다면


내가 평소에 조금 더 게으름을 피고 싶은 시간 중에서 1시간을 포기해야하고

키보드를 잡고 앉았다면 그 시간에는 다른 일보다 글쓰기에 집중해야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다. 외면하고 싶은데 괜히 오지랖부려서 던졌다가 시끄러워지는 일이 있어서 곤란해진 적도 있다.



어디까지 눈을 감고 어디까지 맑게 보고 내가 가지고 가야할 것인가? 요즘 최대의 고민이다.



제일 쉬운건 나만 챙기면 된다. 성격상 평생 그렇게 살지 못할 나인걸 알아서 그 중심점을 잡아서 나가려고 한다.



항상 '나'를 잘 알고, 주변을 '선명한 눈'으로 보고 올바르게 갔으면 좋겠다. 그 방향을 결정하는 태도, 어디까지 해야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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