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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13. 2023

외국인과 롱디 1년차 후기

내 최대 연애 기간이 국제연애 그것도 롱디라니


롱디의 단점, 최대 단점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것. 

왜 그럴때 있지 그냥 남자친구가 정말 너무 보고 싶을 때 , 집 앞으로 달려가서 내려오라고 전화하고 기다리는 그 두근거림. 그 설렘. 



그렇다 롱디커플은 그런거 없다. 


후. 



내 남자친구는 프랑스인이다. 프랑스에 유학와서 국제연애를 한다는건 내 계획에 있지 않았다. 심지어 프랑스인과 연애를 하지만 롱디가 된 이 현실은 더더욱. 이게 무슨말이지 하겠지만 사연을 이렇다.


연애를 한지 1달이 좀 지난후 였나 석사를 네덜란드로 지원했다고 멋쩍은 웃음과 함께 차에서 얘기해주었다. 그것도 우리의 첫 키스를 하고 나서. 


내 연애 스타일은 서로에게만 집중하자! 가 전혀 아니다. 그래서 그때도 말했지만, 연인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눈치 보고 못하는건 싫다. 내 인생이 있고 너의 인생이 있듯 옆에서 누구보다 응원해주는 관계였으면 좋겠다고. 응원할게!라 말은 했지만 많이 당황했었다. 

( 그치만 이젠 난 결혼이 하고 싶다.. '함께' 결정하는 사이가 좋은 것 같다. )


그렇게, 롱디가 된지 8개월 정도. 불어를 유창하게 하는 편도 아닌데 프랑스인과 가장 오래 연애를 하고 있는 나의 모습도 신기하고 남자친구가 옆에 없다는 것도 신기하고. 유럽은 6-8주 마다 1-2주의 방학이 주어진다. 그때마다 3-4일 만나긴 하지만 지금 봐도 너무 짧다. 그치만 보면 너무 좋다. 그래서 문제다..


난 한번도 1년을 넘긴 연애가 없었는데 장기연애 커플에게 항상 어떻게 그렇게 오래 연애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이렇게 오래될지 몰랐다 라는 말을 해왔었다. 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해가 잘 된다. 벌써 1년이라니. 현생이 바빠서 그런지, 다음 달에 무엇이 있고 이번 가을겨울 내 일정은 뭐지 등 신경 쓰다보면 사계절이 지나간다. 올해도 그럴 것 같다. 


그치만 솔직히 롱디가 너무 힘들다. 좋아해도 현실 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을 때가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인데 우린 헤어져도 통화로 헤어질 수 밖에 없다. 긴 학기를 기다려 방학때 만났는데 그때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건 너무 아프다. 이미 한번 롱디가 너무 힘들어서 헤어지자고 울면서 통보를 받은 적이 있지만 남자친구의 마음도 너무 이해가 가서 계속 서로 울기만 했다. 


초반엔 연락문제로 다투기도 했는데 이젠 서운한 마음도 들지 않는다. 남자친구 집에서 지내면서 그 친구의 생활패턴이나 무엇을 하는지 등을 알아서 그냥 이해가 간다. 사랑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게 아니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타인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사랑하기에 그 사람 자체를 받아들이는 거라고. 


1년이 지났는데도 페이스타임으로 얼굴 한번 봐도 그렇게 좋고 안아주고 싶고 같이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 내 자신이 낯설다. 내년이면 나도 졸업이라 프랑스에 있을 이유가 사라진다. 이제 또 다시 어떤 장소에서 내 시간을 보낼지 나 자신을 설득할 명분을 찾아가야 한다. 태어났기에 한국에서 쭉 살았다면 이젠 내 선택들로 내가 사는 곳을 정할 자유가 있다. 물론 어딜가나 '집'이 문제다. 서울에 집이 있다는 사실이 항상 감사하다. ( 그래도 서울에서 자취하고 싶어... )


그런 선택 가운데 내 연애는 어떻게 될지, 과연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을 주겠지. 변함없는 건 서로를 애정하고 응원하는 마음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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