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니

한 번쯤은 어긋나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

by 서리달

온도의 높낮이와 해의 길이를 헤아리니, 제아무리 깨있어도 꿈결 같던 계절도 슬슬 돌아갈 즈음이었다. 따듯하다고 여겼던 햇볕은 어느새 따가우리만치 뜨거워졌고, 거리에 듬성듬성 보이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꽤나 가벼워진 게 꼭 그렇지.


깨어 꾸는 꿈만 같았던 계절의 시간이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단했다. 아마도 며칠 혹은 몇 주가 지나고 나면, 막연할 만큼 지독히도 현실적인 계절이 돌아올 거다. 아기자기했던 초록은 여름의 돌봄 아래 성숙해질 테고, 시작의 설렘으로 일궈냈던 꿈은 느릿느릿해도 착실히 녹아내리겠지. 돌아오는 계절이 있으면 돌아가는 계절이 있기 마련이었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순환이자 법칙이라서 애써 적어낸 앞의 문장이 한껏 우스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지워버리기엔 아까우니까, 당연한 것조차 쉽게 믿질 못하는 버릇에서 비롯된 ‘확인’이라고 변명해두고 싶다. 이런다고 한껏 우스워진 문장이 비범해질 거라 여기지도 않겠지만 아무튼:


내가 머무는 지금은 그런 즈음이었다.


온도의 높낮이와 해의 길이를 헤아리면 헤아릴수록, 꿈결 같던 계절을 보내줄 때가 됐단 사실을 짐작하게 되는 즈음이었다. 따듯해서 다행이라 여겼던 햇볕은 살갗이 따가우리만치 뜨거워졌고, 거리를 채우다 비우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진 게 꼭 그렇게만 보였지. 깨어 꾸는 꿈만 같았던 계절의 시간이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단했다.


빠른 건지 느린 건지 헷갈리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독히도 현실적인 여름이 곧 돌아올 거다. 나뭇가지에 점이라도 찍은 듯이 아기자기했던 초록은 여름 아래서 성숙해질 테고, 죽어가는 설렘을 되살리려 애썼던 꿈마저도 착실히 녹아내리겠지. 돌아오는 계절이 있으면 돌아가는 계절이 있기 마련이었다. 돌아와 머물러준 당신이 반가워 한없이 기쁘다가도,


이미 떠나고 없는 당신의

빈자리를 깨단해

가뭇없이 울적했던 밤처럼.






거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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