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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Aug 07.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34, 35일 차

34일 차 아침. 게으르게 늦잠을 잤다. 사실 체스키 크롬루프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개인적인 시간과 쉼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넓은 2인용 침대에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몸이 너무 개운했다. 개운하게 시작한 하루 무작정 거리로 나왔다. 이미 어제 여러 번 지나간 거리. 특별할 것도 또 볼 것도 딱히 없는 이 도시를 계속 걷는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눈에 들어오는 베트남 음식점에 들어갔다. 맛있어 보이는 새우 볶음밥과 소고기 쌀국수를 시켰다. 한국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다. 베트남 현지스러운 느낌을 뺀 맛. 고수가 더 들어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중에 베트남 가면 실컷 먹어야지.

음식을 맛있게 먹고 다시 거리를 걸었다. 어제는 가지 않았던 길을 걸었다. 체스키 크롬루프에는 보트를 타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그 보트가 가는 길을 쭉 따라서 걸었다. 쭉 걸으니 너무 덥다. 그늘이 없는 길만 쭉 이어져있으니 땀이 너무 났다. 기온이 좀 떨어지면 다시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는 이태원 클라쓰를 보았다. 다들 그렇게 재미있다고 했는데 난 아직 안 봐서 꼭 봐야지 하다가 마침 나의 해방 일지 두 번째 정주행이 끝나서 이태원 클라쓰 정주행 시작. 


이태원 클라쓰를 보다가 낮잠도 좀 자다가 오후 7시 정도에 일어났다. 잠도 깨고 몸도 깨워주기 위해서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지만, 아까보다 기온이 떨어져서 걷기에는 훨씬 좋았다. 오늘이 어제보다 날씨가 좋아서 성에 올라갔다 왔다. 어제와 다르게 흐린 부분이 하나도 없는 하늘이 이 도시를 더 예쁘게 꾸며주었다. 저녁을 무엇을 고민할지 고민하던 찰나 유랑 카페에 같이 맥주 마실 사람을 구하는 동행 글이 올라왔다. 오늘 하루 종일 말 한 번 한적 없는 나는 바로 댓글을 달아서 맥주를 마시겠다고 했다.

동행 글을 올린 사람은 올해 갓 20살이 된 다은이. 조금 내성적이고 말을 하기보단 듣는 것을 더 선호하는 다은이와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지금까지 만난 한국인 동행은 항상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는데 나보다 어린 사람을 만나니 확실히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달라졌다. 나의 20대 초반 이야기를 많이 했고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오랜만에 20살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게 해 준 다은이에게 고마워서 맥주를 사주었다. 나중에 또 만나 다은아. 무엇을 하든지 응원할게.


35일 차 아침. 아침에 부모님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전화를 했다. 안 만난 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가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1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한국에 돌아가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면 얼마나 말을 많이 하게 될지 벌써부터 상상이 가질 않는다. 통화 후 씻고 거리로 나섰다. 오늘 오전에 내 친한 친구 재욱이의 어머님께서 용돈을 보내주셔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갔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어제부터 가보고 싶었던 식당에 들어가서 애피타이저와 소고기 그리고 맥주를 마셨다. 

혼자 오랫동안 여행을 떠난 것이 너무 기특하다고 하시는 재욱이 어머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어머님 너무 감사해요. 밥을 맛있게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아서 산책을 좀 했다. 그러다가 날씨가 너무 더우니 숙소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고 들어가니 뜨거운 몸이 조금은 차가워지는 느낌이다. 이태원 클라쓰를 보다가 오후에 다시 밖으로 나와서 올라가지 않았던 체스키 크롬루프 타워에 올라가서 예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나중에 또 이 도시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맛있는 음식과 예쁜 골목 그리고 이 도시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내가 모두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니. 내일은 프라하로 이동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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