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의 숨결이 살아있는 돌무덤과 현대의 자연보존지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 전북 고창이 여행자들을 초대합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 문화유산 고인돌 군락을 중심으로 생태탐방로, 천년 사찰, 역사성곽까지 한 곳에 모인 이 지역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시간을 초월하는 체험을 선사하죠.
오늘은 고창 고인돌 유적지를 포함해 인근에서 꼭 만나야 할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고창군 아산면 일대에 밀집한 1,748기의 고인돌은 단일 지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탁자식·바둑판식·개석식 등 다양한 형식이 공존하며 청동기시대 장제 문화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죠. 가장 큰 고인돌의 덮개돌은 길이 7m, 무게 200톤에 달해 당시 기술력의 정점을 짐작케 합니다.
유적지 내 고인돌박물관에서는 VR 체험을 통해 3,000년 전 부족장 후계자 역할을 수행하는 미션이 가능합니다. 청동기시대 채집·사냥 체험부터 고인돌 축조 과정 시뮬레이션까지, 디지털 기술이 선사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하죠. 박물관 정원에 설치된 타임캡슐은 2008년에 매장되어 2108년 개봉 예정인데, 미래 인류에게 전할 메시지를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고인돌 유적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이 습지는 2011년 람사르협약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1980년대 주민 이주 후 30년간 인간의 간섭 없이 자연 복원된 이곳에는 수달·삵 등 멸종위기종 853종이 서식 중입니다. 계단식 논터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는 철새 이동 경로와 겹쳐, 겨울철에는 백로 군무 장관을 연출합니다.
2024년 4월 환경부 선정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뽑힌 이 습지에서는 노르딕워킹 체험과 누에고치 공예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특히 5월에는 진노랑상사화 군락지가 황금빛 카펫을 펼치며, 인스타그래머들의 필수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하죠.
고창군 아산면과 심원면 경계에 자리한 이 사찰은 신라 진흥왕 5년(544년) 창건되었습니다. 30여 채의 전각이 병풍처럼 둘러싼 계곡의 지형적 특징 덕에 한국전쟁 당시 문화재 파괴를 모면한 역사적 사찰이죠. 대웅전 뒤편의 '일주문 바위'는 자연암반을 그대로 문으로 활용한 독특한 구조물입니다.
2023년 새로 조성된 다도체험관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뽕잎차 만들기 프로그램이 인상적입니다. 선운사 계곡에서 직접 채취한 찻잎을 솥에 볶는 과정부터 전통 다구 사용법까지, 오감을 깨우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가을 단풍 시즌에는 사찰 뒤편의 2km 산책로가 진홍빛 터널로 변모합니다.
1397년(태조 6년) 축성된 이 읍성은 둘레 1,684m·높이 4~6m의 원형 구조를 거의 완전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성벽 위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는 동헌·객사·창고 등 조선 관아 건축물의 표본들을 관찰하기에 안성맞춤이죠. 2024년 2월 완공된 증축 성곽 구간에서는 고창 8경을 주제로 한 AR 안내판이 설치되어 역사 해설을 생동감 있게 전달합니다.
매년 10월 열리는 '고창성 탈춤 페스티벌'에서는 지역 특유의 동학농민봉기 재현 공연이 펼쳐집니다. 성내 마을에 위치한 수제 막걸리 공방에서는 전통 발효법으로 만든 '운곡약주' 시음 체험이 가능한데, 습지에서 자란 야생 약초를 넣은 독특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고인돌 유적지 내부에 조성된 이 체험마을은 청동기시대 주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움집 10동이 실제 생활 공간으로 운영되며, 방문객들은 불 피우기·도기 제작·화전 만들기 등 선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야간에는 거대한 돌조형물에 영상매핑을 구현해 고인돌 신화를 극화한 '야간 빛 축제'가 열리죠.
마을 카페 '선사커피'에서는 메밀·도토리 가루로 만든 빵과 지역산 유기농 찹쌀로 빚은 전통주를 판매합니다. 2층 테라스는 고인돌 군락 전망대 겸 사진 스팟으로, 특히 일몰 시간대 노을 배경의 인생샷이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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