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
한 기재부 퇴직공무원의 폭로가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다 퇴직했던 신재민씨는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주장을 축약하면 이렇습니다. 2017년 10월 말 당시 세수는 예상보다 약 14조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신씨가 일하던 국고국은 초과세수분 중 8.7조원 정도를 나라빚을 갚는데 (국채 조기상환) 쓰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신씨는 ”이 경우 1년 이자 부담만 2000억원 이상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왜 14조원이 아니라 8.7조원인지는 아래에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 국고국의 결정에 대해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반대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김 전 부총리는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한다고 했죠. 신씨는 여기에 대해 ”앞으로 GDP 대비 채무비율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비교 대상이 될 기준점이 박근혜 정권의 교체기인 2017년이 될 것”이라며 ”이시기의 GDP 대비 채무비율을 낮추면 향후 정권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덧붙였습니다. 즉 박근혜 정부에 비해 국가부채비율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일부러 부채비율을 높였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증거로 차관보의 메신저 발언을 제시합니다.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
신씨의 주장을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2017년에는 초과세수도 충분했기 때문에 굳이 빚을 만들 이유가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기에 비해 문재인 정부의 국가 채무 비율이 더 높지 않았다’고 주장하기 위해 빚을 갚으려는 기재부를 탄압하고 오히려 빚을 늘리려 했다는 겁니다.
이런 신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 몇 가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 왜 김동연 전 부총리는 ‘빚을 갚자‘는 기재부의 주장에 반대했는지, 그 과정이 정말 ‘외압’이라고 볼 수 있는지 말입니다.
먼저 왜 기재부와 김동연 부총리는 전체 초과세수분 약 14조원이 아니라 8.7조원을 거론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8.7조원은 정부가 국회의 승인 없이 발행할 수 있는 (적자)국채의 한도였습니다.
국가재정은 한해 전에 미리 다 계획이 된 후 운용됩니다. 2019년의 예산안은 2018년에 국회를 통과했죠. 그런데 이 예산안대로 다 계획이 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2017년의 경우처럼 세금이 더 걷히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반대로 세금이 덜 걷히거나 하는 이유 때문에 적자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때를 대비해 정부는 적자국채 한도를 만듭니다. 들어올 돈보다 나갈 돈이 많아지는 경우에는 이 적자국채를 발행해서 모자란 부분을 메우는 것이죠. 이 적자국채는 국회의 승인을 받아 최종 결정되는데 2017년의 한도는 28.7조원이었습니다.
2017년 10월까지 발행된 적자국채 규모는 20조원이었습니다. 8.7조원이 남게 됩니다. 신씨가 폭로한 ‘기재부 공무원과 김동연 부총리와의 갈등’은 바로 이 8.7조원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당시 기재부 차관보였던 조규홍은 김동연에게 국채발행계획을 보고합니다. 신씨의 주장처럼 기재부는 이 8.7조원 중 4.7조원은 빚을 갚는데 쓰고 나머지 4조원만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 보고를 받고는 ‘정무적 판단이 안되느냐’는 말과 함께 국채발행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규홍은 적자국채 추가발행 규모를 4조원에서 1조원 늘린 5조원으로 다시 보고했습니다.
바로 이부분, 1조원을 늘린 부분에서 신재민씨의 또 다른 폭로가 존재합니다. 청와대가 ‘1조원 규모로 예정돼있던 바이백(Buy back)을 강압적으로 취소했다’는 건데요.
우선 바이백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말로 제일 가까운 것은 ‘환매‘입니다. 남에게 팔았던 물건을 되산다는 의미인데요. 따라서 국채를 ‘바이백’ 한다는 의미는 발행했던 국채를 되사는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신씨의 의견을 표면적으로만 보면 ‘예정돼 있던 1조원 규모의 국채조기상환을 정부가 취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자의 의견을 보면 단순히 ‘되산다’는 의미만으로 해석하기엔 불충분한 것 같습니다.
1999년에 바이백 제도 도입에 참여했던 차현진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은 ”바이백은 정부가 일시적으로 남는 돈으로 국채를 만기 전에 되사는 조치인데 보통은 바이백한 만큼 다시 국채를 발행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오로지 상환할 목적이라면 바이백이라 하지 않고 조기상환이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바이백은 ‘부채비율‘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빚을 내 빚을 갚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바이백을 할까요? 그것은 ‘부채상환 시점’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3년 만기의 부채를 조기 상환하고 새로운 부채를 발행하게 되면 당장의 부채상환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즉 바이백을 통해 만기가 도래하는, 즉 당장 갚아야 하는 부채를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청와대 측은 이 바이백의 취소를 유도했을까요? 다시 앞으로 돌아가면 그 답이 나옵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정무적 판단이 안되느냐’는 말과 함께 국채발행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한 후 담당자가 적자국채 추가발행 규모를 4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려 다시 보고한 부분입니다.
추정컨데, 바이백은 ‘채무비율’과는 상관 없으니 바이백을 취소하고 그만큼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이같은 내용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자 바이백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의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는 게 신씨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씨의 주장을 반박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일반론부터 말씀드리면 기획재정부는 청와대의 국정 기조와 협의에 따라 장관을 통해 운영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대통령같은 대표직인 선출직 공무원은 인사권한을 갖고 부처에 장관 등을 임명합니다. 임명된 장관은 부처를 콘트롤합니다. 시험을 통해 선발된 직업 공무원, 속칭 ‘늘공’은 정무직 공무원들의 지시를 받죠.
늘공은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특별한 비위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해고도 당하지 않죠. 선출직과 임명직은 ‘늘공’과는 다릅니다. 선출직의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심판을 받습니다. 때문에 임명권자는 장관 등 임명직 인사를 수시로 교체합니다. 임명직들도 인사권자에 의해 간접적인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장관이 공무원을 향해 ‘정무적 판단’에 기초해 지시를 내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연한 것이지요. 국정운영, 더 세부적으로는 부처 운영에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지 말아야 한다면 선거를 하는 의미는 퇴색되게 됩니다. 다만 행정부가 재판에 개입하는 등, 독립되어야 할 기관을 향해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즉, 신씨가 주장하는 ‘장관이 정무적 판단을 언급하며 정책을 강압적으로 지시했다’는 이야기는 강압이 실제로 있었는지 부분과 무관하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대신 강압적으로 진행한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다만 선출직이나 임명직들도 부처의 실무자들과 긴밀히 협의해야 합니다. 불법을 저질러서도 안됩니다. 이번에 이야기된 건에서 ‘정부가 8.7조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한다’는 부분은 정부의 재량이기 때문에 불법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결론적으로’ 기재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는 부분입니다. 이 말은 ‘결론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의미가 아닙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정부가 부처 담당자와 소통을 했고 결국 담당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점입니다.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적자국채 발행과 관련한 결정은 기재부 내부와 관계기관과의 치열한 논의 끝에 나온 것”이라며 적자국채 추가 발행과 관련하여 청와대에서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청와대도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강압적 지시는 전혀 없었고,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기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강압적인 지시가 있었더라면, 궁극적으로 적자국채 추가 발행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나, 추가적인 적자국채 발행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실제로 강압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보기 힘든 데다가 실제 기재부가 적자국채 발행을 철회했다는 사실은 청와대와 기재부, 그리고 실무 공무원 사이에 토론이 오간 후에 정책이 결정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가장 큰 의문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적자국채‘를 발행하려고 했을까요? 신씨의 주장은 ‘박근혜 정권의 부채 비율을 높여서 앞으로 높아질 문재인 정권의 부채 비율을 덜 부각시키려 했다‘는 건데요. 소위 ‘마사지’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부분에서 몇 가지 확인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기재부는 이 사실에 대해 ”설사 추가 발행을 통해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높인다 해도 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첫해 국가채무비율이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하지 얼마 되지 않은 2017년 7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합니다. 여기에는 ‘집권 5년간 정부 지출 증가율을 연평균 5~7% 수준으로 확대해 4%대인 경상성장률보다 높게 유지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당시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면 재정에 다소 부담이 가더라도 투자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표현된 정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즉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성장‘이 문재인 정부가 내건 정책기조입니다. 김동연의 ‘적자국채 발행 지시‘는 이 차원에서 해석해보아야 합니다. 즉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기 위한 ‘정무적 판단’의 일환으로서 적자국채를 최대한으로 발행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그러면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차관보의 메시지를 다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한다면 이 메시지는 ‘박근혜 정권의 부채 비율을 높여서 앞으로 높아질 문재인 정권의 부채 비율을 덜 부각시키려 했다‘기 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앞으로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경우 부채비율이 떨어진다면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는 다분히 정무적인 지시에 가까울 겁니다.
왜 이게 ‘정치적인 부담‘이 되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국채‘라고 불리는 ‘국고채‘와 ‘적자부채‘의 차이점을 알아야 합니다. ‘국고채’는 국가가 세수 이상의 재정이 필요할 때, 혹은 특별한 사업에서 사용해야 할 경우 시중에 발행하고 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적자국채는 의미가 다릅니다. 한 해의 예산을 운영하다 보면 예상했던 세입과 세출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은 월별로 수입과 지출이 불일치해 긴급하게 돈을 조달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적자국채는 이런 부분을 위해 ‘미리’ 마련해둔 부분입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의 개념입니다. 한도를 만들어두고 필요하면 빼서 쓰고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갚는 구조입니다. 신씨가 폭로한 2017년은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시기입니다. 이 해의 예산안은 이미 2016년 말에 정해졌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서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이상 별도의 예산을 마련할 수 없었죠.
* 용도가 정해진 국가의 예산이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간 뒤에 부득이하게 필요하고 불가결한 경비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예산을 추가 변경하여 국회에 제출하고 의결을 거쳐 집행하는 예산
그런데 앞서 언급한 적자국채의 한도 28.7조는 박근혜 정부에서 미리 마련해둔 것이죠. 이미 사용한 20조를 제외하고라도 문재인정부는 이 8.7조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정부의 예산안 전부를 의회에서 심사받는 구조인데 심사가 필요 없는, 이미 확보된 예산이었습니다.
기재부는 ‘왜 세수가 초과되는데에도 적자부채를 발행하려 했나‘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자부채를 추가 발행할지 말지에 대한 )각 방안별 장단점이 있어 기재부 내부논의 및 관련기관과 많은 협의가 있었다”고만 설명하고 있죠. 하지만 앞서의 정황을 추론하면 두 가지의 목적이 나옵니다. 첫째는 이미 설명했던 대로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확장 정책을 펼치기 위해 부채비율 ‘마사지‘가 필요했다. 둘째는 ‘기 승인된 적자부채를 활용하는 것이 이듬해 증액된 예산안을 편성하는 것보다 수월하다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한국사회는 ‘적자‘에 예민합니다. 그게 정부예산일 경우는 더 심하죠. ‘나랏돈을 함부로 쓴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경제지표가 안좋으면 정부가 재정확장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일반론일 경우라도 말이죠. 따라서 빚을 만들면서 재정을 확장하는 것은 정치적인 부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적자부채를 활용하면 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추가세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 돈을 쓸모가 사라지게 되고 고스란히 남게 됩니다. 이 남는 돈은 모두 ‘세계잉여금’이라는 항목으로 편성됩니다.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제90조 ①교부세(금) 정산 후, ②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 ③채무상환, ④추경·세입이입 순으로 사용
즉 ①~③을 처리하고 남은 돈은 2018년도 추경예산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한국사회는 ‘적자‘에 예민하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새로 빚을 내 추경을 편성하자‘는 말보다는 ‘세계잉여금이 남았으니 이 돈으로 추경예산을 편성하자‘는 주장이 훨씬 효과적일 겁니다. 말 그대로 ‘정무적’인 이유입니다.
그런데 적자부채를 이렇게 사용하게 되면 원래의 사용목적을 벗어나게 됩니다. 신씨가 주장했던 것처럼 ‘추가적인 이자비용‘*도 나오게 되죠. 게다가 원칙적으로는 확장정책을 펼쳐야 할 이유를 의회와 국민에게 설득한 뒤 예산확보 혹은 추경을 편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종의 ‘꼼수‘에 가깝죠. 이 이야기들은 모두 ‘확장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당위와는 별개의 논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이자를 공공자금관리기금, 즉 정부기관에 지급하기 때문에 일종의 내부자거래이며 이자비용이 든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재원도 국채를 발행하서 마련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제3조) 종국적으로는 이자비용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씨의 주장, ‘정무적인 판단 때문에 외압을 했다‘는 이야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가 말한 내용은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에 대한 정치적 비판 같은 것 말이죠. 왜 국가는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일종의 편법을 동원해 국가채무비율을 조정하고 세계잉여금을 통해 추경예산을 마련하려 했는가 같은 이야기죠. 바로 이 부분이 신씨의 폭로에서 우리가 이끌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생산적인 논쟁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