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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우 Nov 13. 2022

나를 괴롭히는 고민들에서 탈출하기

사람의 인성(?)은 그 사람이 심적으로 얼마나 여유로운지에 달려 있다. 

"미루는 것을 좋아하는" "계획적인" 사람에게 일이 밀리다


저의 MBTI는 불변하는 INFJ ! 상당히 계획적인 것을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그러나 계획하는 것과 계획된 일을 처리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미루는 것 또한 굉장히 잘하기 때문이죠... (미루는 것도 참 계획적으로 미룹니다.. =_=) 


그런데 J 성향이 일을 미루다 보면,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머릿속에서 자꾸 아른거리게 됩니다. 애써 모른 척하려고 해도 마치 컴퓨터의 램 메모리를 차지하듯이 저의 뇌 메모리를 차지하면서 자꾸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겠네요..!! 


사람의 인성은 그 사람이 심적으로 얼마나 여유로운지에 달려있다.


최근 팀원이 한 명 나가면서 번아웃이 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팀의 리더로써 우리 팀이 성장하는 속도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에 기존 팀원의 로딩까지 모두 도맡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죠..) 그러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졌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첫 1-2 주는 초인적인 힘으로 많은 일을 처리해 나갔지만, 그 이후로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일의 능률이 너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점점 처리되지 않은 일들과 고민들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고, 뇌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저의 뇌 상태를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터지기 직전의 머릿속. 누군가가 살짝만 건들어도 스트레스가 폭발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쌓이면서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본과 시절 시험 범위가 너무 많아 번아웃이 왔던 경험과 비슷했습니다)


그 당시 뇌가 정지되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뇌가 정지하면 아무리 간단한 일도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소한 부탁, 간단한 결정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정말 간단한 부탁조차도 들어주기 버겁게 느껴집니다. 이런저런 사소한 부탁을 하는 사람들, 무언가를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원망스럽기까지 하죠. 역시 사람의 인성은 여유로움에서 나온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점점 번아웃의 길로 빠져들어버렸습니다.


고민, 생각, 할 일 끄집어내기


어느 날은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당장 아이패드를 꺼내 빈 캔버스에 제 머릿속 한 켠의 생각과 고민들을 모두 적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카테고리 및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하고 내가 당장 내일 해야 하는 일이 뭔지 적어보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업무와 고민들을 적고 보니 제가 당장 내일 해야 하는 일은 딱 3개밖에 없더군요..!! 


"그래, 내일은 이거 3개만 해결하자. 다음은 내일 밤에 생각하자"라고 결정하고, 그제야 잠이 들 수 있었습니다. 머릿속의 생각들을 적는 습관이 없다 보니, 저는 저의 뇌를 고민 저장 공간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나 고민들은 저의 뇌 한 켠에서 계속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언젠가 처리해야 할 일"이라는 막연한 불편감을 가지고 다른 일을 처리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막상 이러한 고민, 생각, 업무를 모두 끄집어 내 보면 별 것 아닌 일들도 상당히 많고, 금방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컴퓨터에서도 램 용량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듯이 우리의 뇌도 이따금씩 램 최적화가 필요합니다. 


번아웃을 겪은 이후로 작지만 소중한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주기적으로 내가 가진 고민,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모두 꺼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 해결할 수 있는 일, 조금 더 미뤄도 되는 일(?) 등으로 분류하고 나면 머릿속이 한 결 편해집니다.


나를 3주 동안이나 괴롭혔던 고민이
알고 보면 몇 시간 안에 끝나는 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를 괴롭히는 고민들로부터 탈출하는 방법


1. A4 용지를 꺼낸다. 

2.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또는 업무)들을 모두 적어본다. 

    (한 개도 빠짐 없이 모두 적는 것이 좋아요)

3. 나열된 고민(또는 업무)을 카테고리 및 중요도 별로 정리해 본다.

4-1. 가장 시급한 고민(또는 업무)을 표시한다.

4-2. 나를 가장 괴롭히는 고민(또는 업무)을 표시한다. 

5. 표시된 놈(?)들을 먼저 해치워버린다. 




주기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오늘의 고민" 노트입니다. 우선 손으로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것을 모두 적고, 하나 하나 분류하면서 개인 노션 페이지에 정리하면서 옮겨 적는 편입니다. 앞으로는 고민을 적는 날들이 조금씩 줄어들었으면 좋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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