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여성혐오 서사에 지면을 할애하는 언론

by 기자A

나는 한국일보 구독자다.

주말을 앞두고 문화면에 '몸값'이라는 단편영화가 소개돼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큰 실망을 했다.

꽃뱀 서사에 이토록 충실한 작품을

최근 여성혐오 반대 측면에서 유의미한 기획들을 낸 한국일보에서 걸러내지는 못할망정 소개하다니 말이다.


몸값의 줄거리는 이렇다.


원조교제를 위해 가평 모텔에서 만난 중년 남성과 여고생은 성매수 비용을 놓고 긴 흥정을 벌인다.

처음 불렀던 100만원에서 남성은 여성이 첫 경험이 아니라면 17만원밖에 못준다고 우긴다.

가격은 점점 내려간다. 이 영화에는 반전이 있다.

여성이 사실은 사냥꾼이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는 선에서 말하자면 여성은 성을 파는 순종적인 먹잇감이 아니라

남성을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잔혹한 상위포식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장난삼아 얘기하는

급만남했다가 장기털리는거아냐?급의 앓는 소리에

이 영화는 적극적인 근거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여성혐오 서사는 이래서 나쁘고 위험하다.

성폭력을 신고한 여성이 알고보면 무고죄 가해자였다는 식의 서사는

현실에서 성폭력 무고의 비율이 다른 범죄 무고에 비해 낮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제작자들의 빈곤한 상상력과 여성혐오에 대한 안일한 문제의식이

이런 시간낭비급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열녀문과 루크레티아, 피해자의 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