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부터 IR까지, 길고 어려운 과정을 해쳐나갈 tip들을 드려요!
지난 투자유치 프로세스 1편의 포스팅에서는 '벤처캐피탈의 유래와 국내 자금 운용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서 2편에서는 '심사역 미팅 후 IR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심사역과의 미팅 시 요령은 무엇이고, IR의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 숙지하고 있으면 유익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투자 유치가 처음인 경우, 생각보다 길고 복잡한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쿼타북이 준비한 [투자유치 프로세스] 시리즈를 통해, 복잡한 투자 유치의 과정에서 여러 리스크를 예측하며 효율적으로 투자 유치에 대응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위 상황은 심사역과의 미팅을 'IR(Investor Relation)'로 표현하여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사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전체 과정을 'IR'이라고 부를 때도 있지만, 투자사들은 모든 활동이 'IR'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VC의 모든 심사역(투심 위원)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과정'에 한정하여 단어를 사용합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용어나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실력과 강점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데 괜한 오해로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 서로 힘들 수 있겠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심사역뿐 아니라 창업자도 투자 유치 프로세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심사역 미팅 후 IR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이 심사역을 만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사 컨택 포인트는 웹 검색을 통해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각 투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이메일 주소나 SNS 연락처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예상하시다시피 성공률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심사역 입장에서는 워낙 많은 메일을 받다 보니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메일을 통해 보내온 정보들로는 그 기업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상태인데, 회신했을 때 그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정성이 깃든 정중한 메일'을 작성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투자사 및 심사역 개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느껴지도록 메일을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왜 많은 심사역 중 당신에게 메일을 보내는지'가 잘 전달되도록 적어보시거나, 작더라도 접점이 있었던 '인연'에 대해 언급하셔도 좋습니다. 회사의 강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를 알기 쉽게 적어주시고요. 메일을 드린 목적이 뚜렷하되, 마음이 함께 담겨있는 메일로 느껴질 때 회신율이 높아집니다.
'금융산업'이 냉정하고 심지어 냉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지만, 결국 사람이 기반인 산업이고 정성과 진심을 외면하지 않는 분들이 많답니다 :)
콜드콜 방식도 있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만 만들기 때문에 제외합니다.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한 콜드콜'은 '역량과 인맥이 부족한데 예의를 갖추지 않고 컨택하는 회사'로 인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매력적인 스타트업이면 심사역이 먼저 컨택했을테고, 인맥이 넓다면 지인 소개를 받았을 것이며, 메일로 먼저 자료를 보내고 통화 요청을 하는 것이 더 정중하다고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심사역을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또 IR을 연결해주는 전문 플랫폼도 생겨나고, 심사역이 강연자로 나서는 세미나도 열리곤 합니다.
근래에는 온라인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때 주최 측에 컨택 포인트를 요청하셔서 먼저 연락하셔도 좋고, 채팅을 통해 컨택 포인트를 얻으셔도 좋습니다. 스치듯 짧은 시간이더라도 명함을 교환하고, 이 인연을 기반으로 연락하시면 콜드메일보다 훨씬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지연/학연/인맥을 떠나서, 스타트업에게 '인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채용 할 때도 '함께 일해 본 사람'을 선호하듯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으면 조금 더 '핏(Fit)'이 맞을 것 같은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죠. '투자 검토'라는 과정도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았을 때 조금 더 부드럽게 미팅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심사역을 통한 소개는 '금융적 관점이 추가된 회사 설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팅 성사 확률이 높은 편입니다.
여러 측면에서 효과가 좋은 방식이지만 소개 자체가 시간과 노력이 들고, 소개자 본인의 평판에도 영향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과정도 큰 노력이 필요하고, 무리해서 소개를 요청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때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인맥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것'과 오래 갈 수 있는 '소중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주세요.
산업의 분야나 기업 단계에 따라 소요 시간이 많이 달라지므로 미팅 소요 시간을 미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회사 소개 : Q&A]를 [5:5~7:3]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의 양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담당 심사역이 해당 산업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에 관심이 많을수록 의미 있는 질문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이때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얼마나 훌륭하고, 준비되어 있는지'가 투자 검토의 매우 주요한 항목입니다.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안배해두시고, 질문이 많이 나오면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주세요. 또한 심사역들과의 미팅에서 나오는 질문들을 모아 답변하시면서 발표도 보완하고, 다음 질문에도 대비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미팅을 진행하실 때 또 신경 쓰셔야 하는 부분이 '스타트업도 심사역을 소개받는 자리'라는 점입니다. 흔히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을 '연애'에,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을 '결혼'에 비유합니다.
한쪽에 의한 일방적인 선택이 아니라 양쪽 모두의 결정이며, 투자 계약서를 통해 공동체로 묶이게 되면 많은 의사 결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우리 회사의 본질과 강점을 잘 이해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심사역인지, 회사의 성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투자 자금의 특성이 회사 단계와 잘 맞는지 등을 틈틈이 살펴보세요. 투자의 규모 및 납입 일정도 맞출 수 있는지 미리 논의하셔야 진행이 원활해집니다.
2. 미팅 이후에는 심사역이 자료를 검토합니다.
미팅이 진행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게 되면 더 많은 추가 자료를 요청받습니다. 자료를 요청한다는 것은 투자의 리스크와 가능성을 더 체크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로, 투자 검토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간혹 너무 많은 자료를 요청받아서 당황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의 도움 요청이니 따스하게(?) 대응해주세요.
1. 저 혼자 기초부터 조사하면서 보게 되면 검토 시간이 길어집니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2. 동료 투심위원 분들을 설득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함께 힘써주세요.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 정확히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창업자의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고 모든 설득을 스타트업에 떠넘기는 심사역'이 간혹 있는데 이때 모든 요구를 들어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투자받고 나서 더 힘들어지실 수 있습니다.)
투자 유치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나게 마련이고, 심사역들이 요청하는 자료는 대부분 다른 투자사에서도 요청하는 자료일 가능성이 큽니다. 주요 자료들을 모아두고, 요청을 받았을 때 빠르게 회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시면 장기적으로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심사역들은 시장 및 사업 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하므로 투자 검토 과정에서 모으는 자료들이 사업의 방향 및 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후 IR까지 진행되지 못하더라도, 심사역과의 인연은 계속해서 이어나가세요
이렇게 자료 요청/회신이 오가는 동안 심사역은 '내부 Deal Review'를 통해 투심위원들에게 회사를 소개합니다. 여기에서 함께 검토해도 좋을 것 같다는 협의가 이루어지면 공식 IR 요청을 받게 됩니다. 만약 IR까지 진행되지 못하더라도 심사역과의 인연을 이어나가세요.
심사역 본인이 자료 검토 후 추가 검토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동료들의 반대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해 아쉬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팅 및 자료 검토를 통해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있기에, 지금 당장은 함께하지 못해도 미래에 회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공식 IR을 요청받으셨나요? 여기까지 진행되시는 것 자체가 좋은 성과입니다. 심사역 개인의 투자 검토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진행되는 단계이고, 투심위원들도 회사에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심사역들은 보통 일주일에 10개 정도의 회사들을 검토하고, 회사의 규모마다 다르지만 한 회사에 5~20명 내외의 심사역들이 활동합니다. 심사역 10명이 활동하는 경우, 주 100개 기업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심사역분들은 업무 특성상 외부 활동이 많기 때문에 함께 시간을 내서 IR을 듣는 것은 많아야 일주일에 5개 이내입니다. 심사역의 검토 및 설득 통해 '다 함께 볼 만한 회사'라는 단계를 달성해 낸 것입니다. 이제부터 투심위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설득 작업이 시작됩니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역량이 탁월한 심사역은 IR 단계에 앞서 회사의 IR 자료 자체에, 또는 발표 흐름에 어떤 부분들이 보완되면 통과 가능성이 커지는지를 알려줍니다. IR 자료 및 발표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사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고, 이를 반영하여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매우 짧은 시간 내에 회사를 소개하는 공동 IR 행사와 달리 보통 1시간, 길게는 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이때 다양한 배경의 투심위원들로부터 깊이 있고 뾰족한 질문들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심사역을 통해 받은 다양한 질문에 단련되어 있으실수록 IR이 원활해지며, 열정적인 심사역분들은 미리 예상 질문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IR에 들어가셨을 때 심사역과 만날 때와는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가 약할 수도 있는데요, 이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모든 심사역은 본인이 직접 발굴하고 검토한 회사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갖습니다. 그러나 다른 심사역이 검토하고 있는 회사의 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를 때도 많고, 본인이 검토 중인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을 때도 있습니다. 앞서 투심위원들이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가 곧바로 호감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설혹 냉랭하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 창업 과정에서 겪은 무수한 난관들, 생존의 무게감을 버텨오신 경험들이 그 무엇보다 큰 자산이니 자신감을 가득 채우고 발표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연구자'가 아니라 '경영자'로서 발표하셔야 합니다
한 가지 주의하실 부분은,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술 기반의 창업자분들은 보통 연구 과제 선정을 위한 발표에 많이 참여하셨어서 발표 시간의 대부분을 기술 설명에 소진하시기도 하는데요, 1편[벤처캐피탈의 유래와 국내 자금 운용 구조]에서 살펴보았듯 투자자는 결국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직업입니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이해, 경영 전문성,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 등을 잘 준비하고 있는 회사라는 점을 함께 보여주셔야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을 균등하게 배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연구자'가 아니라 '경영자'로서 발표하시고, 관련 질문들에 충분히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향후 IR 자료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은지도 웨비나로 준비해보겠습니다!)
한참을 온 것 같은데, 사실상 '투자심의위원회'는 아직 시작되지도 못했네요. 글의 길이만큼 현실의 투자 유치도 정말 기나긴 과정입니다. 그래서 투자 유치는 현재 자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1.5년 남아있을 때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습니다. Seed 투자 단계에서는 수 주 내로 투자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Series A 이상의 VC 투자는 정말 빠르게 진행해도 2개월 이상이 걸리며 종종 1년이 넘어 라운드가 완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이 왜 오래 걸리는지, 어떻게 하면 이 긴 과정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지, 쿼타북의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가장 험난한 단계, 투자심의위원회와 실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투자유치 과정에서 쿼타북의 '데이터룸'을 사용해보세요.
투자 유치를 진행하다 보면 심사역이 우리 회사에 어느 정도의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꾸준히 투자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함께 있거나 심사역의 진행 정도를 공유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알기가 어렵죠.
이럴 때 쿼타북의 데이터룸을 사용해보세요. '데이터룸'은 한정된 사람들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비밀 자료 공유를 위한 기능이기 때문에 누가 어떤 자료를 언제 확인했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요, 이를 통해 심사역이 얼마나 빨리 우리 자료를 살펴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라운드별로, 원하는 주제별로 생성하여 관리하실 수 있으니 오늘 한 번 이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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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타북으로 증권 업무를 쉽고 편리하게 관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