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여행 3

3.15 의거 유적지, 마산

by 꿈꾸는 momo

김기창의 소설 마산이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읽었던 감동이 일렁거리며 축하의 마음을 보낸다. 세간의 관심이 있을 때 마산의 역사여행을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산은 이모와 외삼촌이 살던 도시, 언젠가는 외할머니도 고향을 떠나와 정착했던 도시다. 어릴 적을 떠올려봐도 마산은 내게 큰 도시이긴 했지만, 화려한 도시는 아니었다. 어시장에서 나던 바다냄새와 생선비린내, 사람들의 어수선한 움직임이 떠오른다. 물고기의 비늘을 정리하듯 정돈하고 싶은 도시, 그런 도시가 마산이었다. 마산을 새롭게 돌아보기 전까지는.


3.15 의거 발원지로서의 마산을 여행했다. 구도심 구석구석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과 치열한 삶의 흔적들을 마주하면서, 정리해야 할 도시가 아니라 아끼고, 복원하고, 자랑해야 할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수선하고 부산스러운 이 도시의 고유함을 사랑하고 싶어졌다.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

#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

21년, 10월에 개관한 기념관이라고 했는데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한번 더 확인하지 않았으면 3.15 민주묘지 기념관으로 갈 뻔했다. 구도심의 복잡한 골목길을 주행하며 어렵게 찾아간 기념관은 낯설고 황량한 느낌이었다. 유흥업소가 즐비한 거리에 오독하니 선 건물이라 그래 보였는지,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쳐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역사적인 장소를 보존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의 층위를 보존하는 것이고, 이 자체로 증거가 되기 때문일 거다.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변해버린 이곳의 현실은 그때의 과거가 맞물려있는 또 다른 역사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기념관을 지은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곳은 3·15 의거 당시 민주당 마산시 당사 건물 앞이다. 1960년 3월 15일 민주당 마산시 당사에서 부정선거에 대항하여 선거 포기를 선언한 후 선거부인공고를 내걸고 당사 앞에 모인 시민들과 시위를 시작하면서 3·15 마산항쟁이 시작되었다. 3·15 의거가 시작된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현재 동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당시 민주당사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기념관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이며, 1~3층은 3·15 의거 관련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로 3·15 의거의 배경과 발생 과정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신신예식장

유퀴즈에도 출연한 바 있는 백남삼 대표의 신신예식장.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예식을 해준 선행이 알려진 바 있다. 22년도에 이분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그 아들 백남문 씨가 이어가고 있다. 가치 있는 일을 이어받은 그 아들의 선택에도 뭉클했다. 그대로, 그곳 역시 사람들이 사랑하고 연결된, 역사의 장소였다.

#3. 15 의거 기념탑

남성동파출소와 마산시청 중간 지점인 3.15 의거 기념탑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날을 기념하고 3.15 의거에서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위로,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62년 9월 20일에 세워졌다. 탑 앞에는 3.15 의거의 주역이 학생과 시민임을 보여준다. 그 뒤로 조성된 작은 공간의 공원과 비문이 있는데, 관리가 안 된 탓인지 거미줄과 이끼가 끼어 있었다. 그것이 시민들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노인 한 분이 우두커니 그곳에 앉아 쉬고 계셨다.

# 무학초등학교 총격 담장

3.15 의거 당일 부정선거에 항거하며 무학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시청으로 진격하던 시위대에게 경찰은 무차별 실탄 사격을 가하여 무학초등학교 앞 담장에 수많은 총탄자국이 남았다. 실제 총탄의 흔적이 남아있던 원래 담장은 헐리고, 2014년 원 위치에서 약간 옆으로 옮겨진 곳에 담장을 복원했다고 한다.

마산의 유적지 곳곳은 처음 갔던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처럼, 지금의 삶터와는 괴리된 느낌의 장소들이 많았다.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려는 정신은 한 사람만의 의지로 되지 않는다. 불의 앞에 함께 항거했던 시민들의 무리가 역사를 썼듯이, 우리 곳곳에 있는 정신을 모으고 복원하고, 전수하는 일 또한 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배움의 열정과 변화의 의지가 컸던 도시. 이방인을 포용했던 도시. 아주 오래된 도시. 마산만은 오늘도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