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김래원 따라다니세요?
저는 매니저 입니다.
저는 매니저입니다. 혹시 현빈, 김래원 매니저이세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럼 밥 한 끼 정도에 대화도 해볼 수 있었을 텐데요. 설마 하니 매니저와 말도 안 하고 밥 한 끼도 같이 안 먹지는 않겠죠? 저는 이 두 분의 팬이랍니다. 제일 먼저 좋아했던 분은 김래원 님입니다. 좀 시들해지자 현빈 님이 또 좋아지기 시작했죠.
아줌마가 되니 드라마에 감정이입이 너무 잘 돼 생긴 일이니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잘생기셨잖아요. 물론 결혼해 살다 보면 얼굴 뜯어먹고 살 일은 없지만요. 보기 좋은 떡이 좋은 걸 어쩌겠어요? 호호호. 저 그럼 혹시 따라다니기도 하셨어요? 코앞까지 그럴 뻔한 적이 있었기는 해요. 팬클럽까지만 가입했지만요.
어휴 객쩍은 소리 할 것 같으면 넘의 귀한 시간 뺐지 말고 갈 길 가쇼. 할 것 같아 제가 누구의 매니저인 지금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누구긴 누구겠어요. 토끼같이 깡총되는 저희 집 아이들이지요. 태어나서 지금껏 안 따라다닌 적이 없었던 것 같군요. 투명 망토라도 하나 사 입고 하루 종일 뭐 하며 돌아다니는지 끄트머리라도 따라다니고 싶었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겠어요?
시험 치는 날이면 학교 책상 옆에 딱 붙어 서서 모르는 문제 찝어라도 주고 싶고요. 놀리거나 때리는 친구 있으면 뒤에 몰래 가서 한 대 쥐 박고 오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 엄마랍니다.
그렇다고 남의 집 귀한 자식 막 무시하고 이유 없이 험담하고 그러고 돌아다니지는 않습니다. 우리 집 귀한 자식 억울한 일 당했을 때 짠하고 나타나 혼내주고 싶은 것뿐이지요.
이렇게 쫓아다니며 다 해주면 애는 그럼 뭘 하고 사나요? 맞습니다. 아무것도 해결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투명 망토가 이 세상에 없는 것이 참말 다행이겠네요.
태어나서 똥 기저귀 차고 다닐 때야 졸졸 따라다니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지만, 그럼 지금은요? 지금은 어떤가요? 아 제발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단 말입니다. 눈에만 띄면 요 주댕이가 너무 방정맞아 나불대는 것을 멈출 수 없단 말이지요. 그놈의 잔소리 쫌 안 하고 싶은데 눈에만 띄면 참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 매니저 일을 사표 내고 제 인생 달리 살아 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아니 10년이 넘게 그렇게 쌔가 빠지게 부러 먹고도 월급을 한번 안 올려 주더랍니다. 처음에 뽀뽀가 한 번이었으면 10년이 넘은 지금 열댓 번은 더 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근데 이눔의 씨끼들은 쌩까는 것도 모질라 그 흔한 보너스도 안 챙겨 주니 제가 일할 맛이 나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 제 말이 맞나 안 맞나. 다시 생각해도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농땡이 한번 안 피고 학원이며 뭐며 죄다 따라다니며 픽업해 주었는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세상에 이게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아오 다시 되짚어 생각하니 또 울화가 치밀어 그만 써야 할까 봐요.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