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는가?
글을 왜 쓰는가?
사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고 웃기게 들리겠지만 나는 몇 년 동안 글을 쓰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왜 나는 글을 쓰는가?
직업이 작가도 아닐뿐더러(얼마 전만 해도 취업준비생이라 쓰고 백-수라고 불리는 대신 직업란에 쓸만한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문학 관련학과를 졸업하거나 오랜 꿈으로 꾸준히 글을 쓴 것도 아니었다. 물론 어릴 때 글 덕분에 상장도 좀 받고 여기저기서 글 잘 쓴다는 칭찬 꽤나 들으며 자신감은 있었지만 내가 꾸준히 글을 쓰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커다란 계기라고 할 것도 없이 나 혼자 메모장에 글을 쓰기 시작하다 SNS에 몇 개 공유를 하며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하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계속 쓰게 된 것... 아닐까?(아마?)
라는 거창한 소개는 뭐하지만 다이어리나 메모장 등에 틈틈이 글을 적기는 했었다. 사실 그저 생각이 많이서 그것들이 터져나가 글이 되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웃음)
어릴 때부터 영화, 드라마들을 미치게 좋아해 늘 머릿속에 온갖 시나리오나 영화에 대한 느낀 점, 감상평, 오지랖 넓게 넘겨짚어보는 감독의 과거사나 어린 시절, 나라면 어떤 결말을 냈을까 하는 상상까지. 내 머릿속에는 온갖 영상과 텍스트들이 돌아다녔다. 때때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이것들을 자판으로 글자로 옮겼고 만족스러운 것들은 사람들과 공유했다.
‘나는 글을 왜 쓰는가,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사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이렇다 한 답을 내지 못하였다. 다만 내 머릿속에는 아직도 수많은 영상과 글자들이 지나다니고, 가끔 이것들 중 ‘그때 그 생각 좋았는데 뭐였지?’라는 후회가 들지 않기 위해, 내 생각 중 몇 가지는 뛰어나다는 믿음과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으며 ‘그래, 맞아’라고 공감해줄 때의 만족감 때문에 누군가는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줄 글을 쓴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어준 당신들에게만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친한 친구라고는 가족을 빼고 단 한 명(매우 바빠 자주 볼 수 없고, 이제는 연락도 하기 힘든)이기 때문에 어디 말할 데도 없고,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어서 라는 사실을 고백해 본다. 실망했다면 미안하지만 다음 글은 혹시 마음에 들 수도 있으니 계속 함께 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