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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Aug 31. 2021

발리, 호칭의 비밀(feat. 와얀)

왜 발리 사람들 이름은 다 와얀일까

발리를 여행하다 문득 느낀 게 있다. 

서핑을 하든, 식당을 가든, 투어를 가든 서로 이름을 묻다 보면 유독 발리니스 중에는 이름이 '와얀'인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영어 이름 중에도 흔한 이름이 있지만, 와얀은 많아도 너무 많았단 말이다.

결국, 발리니스에게 물어보니 '발리의 이름 짓기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발리식 작명법]

발리에서는 출생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물론 거주 지역이나 집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는 첫째 아이에게는 와얀 (Wayan), 둘째는 뇨만 (Nyoman), 셋째는 마데 (Made) , 넷째는 끄뚯 (Ketut)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그러면 다섯째는 어떻게 하냐고?  이 순서를 다시 반복해서 다섯째는 와얀이 된다. 

물론 와얀 대신에 같은 의미로 뿌뚜 (Putu)를 쓰거나 마데 대신에 능아(Nengah)나 까덱(kadek)을 쓰는 경우도 있다. 발리니스식 이름은 보통 성별을 가리지 않지만, 그데(Gede)와 루(Luh)처럼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여 장남과 장녀 또는 5남과 5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유명한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는 발리식으로 이렇게 이름이 순환되는 것을 순환 계승의 고리로서 부단하게 네 단계를 거듭하는 것이라 했다. 


정리해보면, 

1. 와얀, 뿌뚜 , 그데 (남자), 루 (여자)

2. 뇨만, 꼬망

3. 마데, 능아, 까덱

4. 끄뚯

5. 와얀부터 다시 반복


이렇다고 할 수 있다 :)


또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발리 힌두교 내에서는 한 사람이 가지는 이름이 최대 여섯 가지나 된다. 

이 경우, 카스트명이 앞에 나오고, 출생 순서에 따라 이름이 나온 뒤 가장 마지막에 개인 이름이 등장한다.

대부분은 인도 문화에서 아마 카스트제도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발리식 풀네임도 이 영향을 조금은 받았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법적으로 카스트제도를 인정하고 있지 않고 발리의 카스트 명도 인도와 같이 발전되지는 않았다. 이름 관련해서는 Kasta라고 부르는 카스트명이 나온다. 예를 들면, 구스띠 와얀 라마 (Gusti Wayan Rama)와 같은 이름이다. 이 이름을 해석하자면, Rama라는 이름의 상인 수공업자 집안의 첫째 남자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튼, '그래서 그렇게 와얀이 많았구나'라고 발리 문화에 대해 조금은 더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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