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H언니와의 대화에서)
며칠 전 H언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하는 Y의 수업에 대해 알아볼 일이 있었다.
나는 논술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어 무척 궁금해하며 물어보았다가,
아이들 공부 수준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구조화'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가수와 AI 음악을 연결지어서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낸 뒤, 자기 의견을 내고 토론을 하는 수준이라니.
와, 이래서 우리 이후의 아이들이 글을 그렇게 잘 쓰는구나라고
실감하며 우리 곤죠 왕자의 교육에 대한 걱정이 슬며시 들었다.
나는 논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있다면, 학창 시절, '중등독서평설'이라는 책을
1년간 구독해서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는 것,
독후감을 쓰는 것을 대학생 때도 해 보았다는 것(100권이 목표였다만, 50권에 그치고 말았다),
독서토론을 해보려고 했다가 안 했다는 것 등이 있다.
그런 내가 글을 쓰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은, 내가 읽은 책들 때문일 것이다.
대학 신입생 때, 나는 이야기책으로만 한 학기에 천권을 넘게 읽었다.
그건 다음 학기에도 계속되었으며, 3학년이 되었어도 마찬가지였다.
4학년이 되었을 때는 책을 손에서 놓게 되었지만,
E-Book이 있었다.
나는 웹소설과 웹툰, 그리고 E-Book을 사서 읽기 시작했고, 지금도 읽고 있다.
그런 다독이, 나에게 글을 쓰는 힘을 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논술 수업에 앞서서 아이가 책을 재밌게 읽으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았다.
논술 교육을 받는 Y가 숙제를 어려워하는 것을 생각하면,
음, 조금은 책을 읽었으면 하다가도
나의 아이인 곤죠 왕자에 이르면
책을 마구 읽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다독이 되는 독서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서
자녀교육 책을 많이 읽었던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며칠 전 겨우 읽어낸 책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아이의 독서 교육에서 큰 방향을 제시해 줬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면 무조건 사주기보다 반복독서를 하는 책만 사주라는 것도.
나는 어릴 적, 무조건 반복독서를 했다.
같은 책을 하루에도 두세 번씩 읽곤 했다.
그게 재미있는 데다, 같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정보를 퍼내는 것이 많아졌으니까.
엄마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 아이도 나의 그런 점을 닮았는지 반복독서를 자꾸 할 때가 있어서, 가끔은 기쁘다가도
읽어주는 입장에서는 조금 곤란하기도 하다.
어쨌든, 며칠 전 읽은 공부머리 독서법 책에서는
반복독서가 아이에게 가장 좋은 독서교육이라고 하니까.
그걸 알아서 하는 아이를 본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지금까지는 좋았어도 나중에는 좋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니까.
걱정이 많은 나라, 그런지-
잘하는 것을 봐도, 못하는 것을 봐도, 늘 걱정이 한 소끔 끓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