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의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해외를 가는 것이다. 여행의 유람의 의미란 돌아다니며 구경함을 말한다. 그러니 일이나 구경의 목적으로 다른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여행이라 하겠다.
그 여행을 당일치기로 가기로 했다. 그것도 추석 당일에 말이다.
함께 하는 다섯 여자들이 서울역에서 대기한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제부도였다. 일의 목적인 아닌 바닷바람을 쐬러 함께 한 여행에는 섬투어와 식물원 체험도 있어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침 일찍 출발한 우리는 원활한 교통으로 편히 목적지인 제부도까지 편안하게 안착하게 되었다.
케이블카 위에서 보이는 바다는 잔잔했다. 아득하게 퍼져있는 갯벌에 앉아 있는 새들을 바라보며 함께 벌 짓도 하고 싶어졌다.
도착한 제부도의 제비꼬리길 트레킹을 하며 찍어대는 버튼은 추억의 기억을 만들었고 재잘거리는 수다는 여행의 재미를 새록새록 키우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온 밖은 숨을 쉬기도 버거운 한증막 같은 더위의 열기로 여행의 기대로 새록새록한 마음도 한 번에 훅 꺾이게 했다.
바글거리는 식당과 달리 추석 연휴라 들어갈 카페도 문을 닫아 시간을 보낼 곳도 마땅치 않았다. 이 열기에 감히 땡볕 아래에서 걷기는 엄두도 나지 않아 그늘진 곳에서 편의점 커피의 냉기를 맡으며 간신히 숨만 내쉬고 있었다.
썰물 밀물의 시간으로 인해 목섬 투어도 허사가 되고 기대한 식물원도 추석연휴로 휴일이라고 했다. 막히는 교통으로 서울로 되돌아오는 길은 긴 지루함으로 피곤이 더해지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을 내기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서울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목적지로 가자는 편과 2호선을 타고 경의선에 합류하자는 편으로 나뉘었다. 다섯 여자는 흔쾌히 나눠져서 가는 내기를 했다. 누가 먼저 도착지에 도착하는지 말이다.
갑자기 얼굴에 웃음이 돌며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처지는 발걸음에 뒤꿈치가 들리며 뛰기도 했다.
누가 먼저 도착하는가라는 새로운 화두가 다시 설렘을 작동시킨다.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은 다시 기대의 마음으로 여행의 버튼이 눌러진 듯했다.
여행의 묘미는 가는 곳, 함께 하는 이들, 새로운 음식과 체험에 있다. 그 묘미가 정확히 목적지에만 머물러 있다면 여행의 9할은 무모한 도전이다. 목적지에 대한 변수가 여행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도 의미와 재미를 둔다면 여행의 5할은 획득한 셈이다. 이미 재미있기 때문이다.
다섯 여자들의 추석 당일 여행이
이렇게 going home으로 설레게 함에는 해 보지 않는 일에 대한 시도가 있어서 더 재미있지 않았나 싶다.
여행에 하지 않았던 것의 사소한 목록을 추가해 본다면 어떻까
이만 원으로 여행하기
지하철만 타기
새로운 친구 만들기라는 목록으로 여행이
더 새로와자는 묘미를 누려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