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폐쇄

TBS와 뉴스공장을 위한 변명

by 닭비둘

2022년 3월 윤석열이 당선됐다. 3개월 후인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의회의 과반을 얻었다. 그들은 제 1호 조례로 ‘TBS조례 폐지’를 걸었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을 모두 석권한 정당의 위세는 컸다. 그들의 겁박에 TBS 내부는 흔들렸다. 일부는 ‘사장과 김어준을 내보내자’ 부르짖었다. 또는 ‘언론탄압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당시 나는 그 회사의 4년차 라디오 프로듀서였다.


그 흐름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송지연을 찾아가 ‘언론노조 TBS지부장’을 맡아달라 제안했다. 그녀는 고민하다 받았다. 그러나 그녀가 노조위원장에 당선되리란 보장은 없었다. 당시 TBS는 수백명의 구성원이 있었고, 그들의 생각은 제각각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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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조위원장 선출을 한 달 앞둔 2022년 12월 31일. 김어준과 신장식은 TBS를 떠났다. 하차를 선언한 신장식 의원은 마지막 TBS [변상욱쇼]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은 TBS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다. 우리는 일단 인질을 살리기 위해 TBS를 떠난다”


함께 출연했던 정준희 교수는 덧붙였다. “1919년 기미독립선언을 낭독한 사람들과 3.1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당장 내일 독립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독립의 씨앗이 됐을 거다” 송지연을 포함한 스텝들은 현장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들 역시 TBS 직원이었다.


노조위원장 선거에 나선 송지연은 ‘이 억압을 언론탄압이라 규정하겠다’ 공약했다. TBS 많은 구성원 역시, 내색하진 않아도 알고 있었다. 김어준 하나가 싫다고 TBS의 모든 지원을 끊어버리겠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이 ‘언론탄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한 달 후, 2023년 1월. 송지연은 투표를 통해 차기 언론노조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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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연이 당선된 후, 국힘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는 더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회사의 재정위기가 장기화 될수록 사람들은 회사를 떠났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생활상 버티기 어렵기도, 기회가 많기도, 혹은 이러다간 손에 피를 묻히거나 목이 베일 두려움도 있었을 거다.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그나마 나는 쓰임을 알아준 타 언론사가 구제해줬다. 그러나 송지연은 남았다. 그리고 내란까지 모든 과정을 지키며 투쟁했다. 누군가는 그 과정에서 병을 얻거나 해고됐다. 그러나 세상은 알지 못했다.


과거 이명박근혜정권은 부역자에게 하사하고, 레지스탕스를 스케이트장으로 보냈다. 그러나 인사권을 활용해 친정부적 인사를 전진에 배치하는 그 전략은 실패했다. 윤석열 정권은, 아예 공영방송을 말살시키기로 작정했다. 대신 밥줄을 움켜줬다. 알아서 맞춰보란 심산이었다. 보상은 없었다. 그저 가능성을 흘렸을 뿐이다.


그래서 TBS의 투쟁은 화려하지 않았다. 보상이 없기에, 과격한 부역자도 없었다. 모두의 목줄을 틀어막은 상황에서 해법을 찾아야만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벌어진 4년간의 TBS 잔혹사에서 화려한 부역자도, 멋진 레지스탕스도 부각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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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송지연의 투쟁이 의미있다. 전선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여전히 TBS에는 같은 이유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방법은 모르지만 지켜야만 할 것 같기에’ 1년의 무급속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탁현민 전 행정관이 지금 하는 방송에 나온 적이 있다. 그는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야기했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이런 것이 지켜지는 것을 보며 자기 위치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도 저항일 수 있겠구나”


나는 저항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항의 방식이 사이다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자리를 지키는 그 저항은, 계엄이 터졌음에도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 만큼 소중하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던 송지연 작가님 책 첫장을 다시금 펼친다.


좀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공장폐쇄-TBS와 뉴스공장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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