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 남매가 장남이 휘두른 대나무 회초리에 군데군데 멍이 든 상태로 우리 시설로 옮겨져 왔다. 아직 초등학생인 동생들에 비해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큰형은 엄마를 대신해 매를 든다고 한다. 집이 무서워서 큰형, 큰오빠한테 매 맞는 게 무서워서 학교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는 아이들.
혹독한 체벌을 최대한 피해 가기 위해 비굴하리만큼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사는 것에 익숙해진 D와 그런 누나를 보고 자연스럽게 아픔과 슬픔은 속으로 조용히 삭이는 것이라고 몸소 배운 L. 그리고 어딘가 숨어야만 안전하다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는 A와 얼떨결에 이곳으로 옮겨진 이제 막 6개월 된 E.
아이들과 놀이치료를 하는 내내 나는 다시금 체벌의 부당함에 치를 떨었다. 누구든지 자신의 힘과 사회적 권위를 내세워, 자기보다 약하고 종속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매를 드는 것은 부당하다. 적어도 내 견해는 그렇다. 그것도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을 매로 다스린다는 것은 치졸한 성인의 화풀이 방법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 사실은 아이를 때리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리라. 누구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을 테니까.
아직도 아이들에게 매를 드는 그대들에게 묻는다.
아이에게 매를 들기 전, 몇 번이나 아이와 대화할 노력을 기울였는가?
과연 체벌만이 훈육의 방법이어야 하는 이유를 아이와 자신에게 올곧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가?
회초리의 미화된 상징성을 내세워 '사랑의 매'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았는가?
결국은 누구를 위한 ‘매’였는가?
잘못한 아이를 뉘우치기 위해 들은 '회초리'인가?
아니면 아이의 잘못에 대한 자신의 화풀이 수단으로써의 ‘매’였는가?
떨리는 아이의 눈망울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일부러 외면했는가?
매를 들기 전에 아이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있는가?
뜨거운 가슴으로 아이를 안아본 적이 있는가?
아이의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준 적이 있는가?
진정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가?
아이를 사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