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구단의 알뜰살뜰한 무브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이 글은 https://theathletic.com/5334049/2024/03/11/sf-giants-jd-davis-released-salary/ 에 실린 글입니다. 계약과 규정 상의 허점을 이용해 구단이 선수를 방출한 사건으로, JD 데이비스가 약 $6M을 손해보게 되었습니다. 뭐 꼭지는 이렇게 땄고, 기사의 논조도 구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뭐 그럴만 한 짓을 한건 맞습니다), 기사를 잘 읽어보시면 결국 탐욕이 만들어낸 추한 결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 제도가 다음 협의에서 수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메이저 리그 야구(MLB) 선수들은 2022 시즌 전에 비준된 최신 단체 교섭 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으로 오랫동안 추구해온 그들의 권리를 쟁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2년 반 이상 6년 미만의 서비스 시간을 가진 대부분의 선수들을 포함하여 연봉 조정신청 자격이 있는 선수들의 1년 계약이 완전히 보장되는 조항이 생긴 것이지요.
그러나 허점이 있었고, 구단이 이 허점을 알아채고 활용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루수 J.D. 데이비스(J.D. Davis)가 바로 비운의 주인공.
자이언츠가 데이비스를 3루에 두려던 계획은, 맷 채프먼(Matt Chapman)과 계약하면서 굉장히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월 연봉조정 위원회에서 데이비스와 구단 사이의 연봉 안에 대해 위원회가 결정을 내리는 자리가 있었고, 선수 측이 이겨 데이비스는 $6.9M의 연봉을 받는 계약을 확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월요일 자이언츠는 데이비스를 웨이버 처리 해버렸고, 웨이버에서 데이비스를 원하는 구단이 없자 그의 계약을 해지하고 방출해 버렸습니다. CBA의 조항이 청문회를 통해 도출된 중재안 확실히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자이언츠는 데이비스에게 해지 수당으로 30일 분의 일할 연봉($1.1M)을 지불하는 것으로 계약을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결정을 무자비하고 냉혈한 것으로 보겠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이 사건을 CBA 하에 있는 팀의 권리 안에서 내린 현실적인 결정으로 볼 것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지난 시즌 144경기를 소화한 주전 3루수가 대형 FA의 계약으로 자리가 없어지면서 개막 단 2주 전에 방출되었다는 사실이며, 이로 인해 보장받은 것은 시즌 전체의 연봉이 아닌 고작 30일치에 해당하는 금액 뿐이었다는 부분입니다.
자이언츠의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인 파한 자이디(Farhan Zaidi)는 월요일에 기자들과 급히 준비된 줌(Zoom) 통화에서 팀이 데이비스를 트레이드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이언츠는 이번 주말에 다른 구단이 그를 클레임(웨이버에 오른 선수의 계약을 승계하여 다른 구단이 영입하는 것)하여 이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데이비스를 웨이버에 올렸습니다.
자이디는 "우리가 그가 웨이버로 이동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단지 팀 내에서의 역할과 J.D.보다 타석에서 많이 설 수 있는 다른 선수들에 관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28명이나 30명 로스터를 가졌다면 모두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로스터의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할 때, 이것이 우리가 결정한 조치였습니다."
"우리가 행한 모든 결정에서, 규정에 어긋난 것은 없습니다. CBA 조항 상에서 매우 명확하게요."
(주: 한대 줘패고 싶은 워딩이네요. 저도 조직의 관리자로, 또 팀원으로 꽤 오랜기간 회사원 생활을 했지만, 저렇게 말하면 좋아할 수 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말은 항상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니까요.)
자이디는 월요일에 자이언츠가 "우리의 조정 신청 과정에 성실하게 협상한다"고 말하며, 데이비스(Davis)는 이렇게 상황이 오기 전에 클럽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의 에이전트인 매트 한나포드(Matt Hannaford)는 그러한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습다. 한나포드는 자이언츠가 데이비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으며, 그것은 고작 GM 피트 풋릴라(Pete Putila)가 제출 마감시간 한 시간 전에 보낸 문자 메시지일 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클럽의 제안은 한나포드가 말한 것처럼, 그들이 제출한 금액($6.9M) 보다 "수십만 달러" 적었습니다.(주 : 선수 입장에서 구단이 연봉 조정신청에서 지는 경우보다 더욱 나쁜 금액을 제시 한 것)
한나포드는
"내가 업계에서 22년을 일하는 동안 구단이 연봉 조정 신청 과정에서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하는 것을, 그것도 마감 시한 한 시간전에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자이언츠는 결국 데이비스를 조정 위원회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실제로 위원회가 열리고 우리가 원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이 조정안을 피해갈 허점을 발견하고 방출해버렸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한줄정리 : 자기는 자기 할일 다했고 실제로 고객을 위해 조정위에서 이기기까지 했는데 그걸 구단이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뜻)
업계 관계자는 FA(자유 계약 선수)가 된 데이비스가 불만을 제기할 근거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나포드는 "클럽이 일을 처리한 방식이 유감스럽지만, 나는 J.D.가 선수로서, 그리고 그가 다른 팀에서 더 나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결국에는 더 나은 상황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요."(주 : 데이비스좀 사주세요 라는 뜻)
자이디는 한나포드의 진술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우리는 그의 성적과 내부적 기준에 기반해서 $6.4M보다 약간 적은 금액을 제시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이디는 그것을 최종 제안으로 간주하지 않았지만, 데이비스의 대리인들은 마감시간 10분 전까지 응답하지 않았고, 클럽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7로 시작하는 제안을 기다린다($7M 이상은 달라는 뜻)"고만 말했습니다.
"데이비스의 에이전트는 결국 $6.9M의 제출안을 올렸고, 마감시간 몇 시간 후에 합의점을 찾자고 하며 전화를 걸어왔다"고 자이디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케이스가 향후 열릴 다른 조정 신청 케이스에 영향을 주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에 응할 수 없을 것이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정말로 자이언츠가 데이비스의 연봉이 보장되지 않도록 특정한 결과를 유도했다면, 그들은 채프먼(Chapman)과 조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저렴한 보험 을 들어놓은 것이 되는 셈이 맞습니다. 채프먼은 4회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3루수이자 스콧 보라스(Scott Boras) 고객으로, 오클랜드의 스타 플레이어 였습니다. 채프먼이 3월 3일에 3년 $54M 계약을 맺었을 때, 그 계약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가 캘 스테이트 풀러턴(Cal State Fullerton)에서 데이비스와 동료였기 때문에, 두 선수의 만남은 감동적인 스토리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호르헤 솔레어(Jorge Soler)와 윌머 플로레스(Wilmer Flores)가 1루수와 지명타자에서 우타자로 한 자리씩을 차지함에 따라, 채프먼 합류 후 데이비스는 자리는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자이디는 월요일 발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지만, 채프먼과의 장기 협상이 클럽에 따라 데이비스가 새로운 팀을 찾을 기회를 미뤄온 것이 데이비스의 커리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며,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이 일이 오프시즌에 더 일찍 진행되었다면 다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고 그것이 현실이죠. 이 정도로 시간이 흐른 후에는 팀들이 덩치큰 연봉 부담을 지는 것이 매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이 놀라운 일은 아닐 겁니다. 지난 몇 주 동안 FA(자유 계약 선수) 시장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12월 오프시즌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요."
자이언츠가 시즌 개막 15일 전에 데이비스를 방출했다면, 그들은 해지 급여 45일분, 즉 166만 달러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일 빨리 방출함으로써, 구단은 추가로 $0.5M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 개막 전에 조정 대상 선수를 방출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007년 봄, 토드 워커(Todd Walker)를 방출했습니다. 당시에도 연봉조정 위원회에서 워커가 승리했고(3.95M), 방출의 대가로 971,311달러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좌완 투수 제임스 러셀(James Russell)과 시카고 컵스의 우완 투수 저스틴 그림(Justin Grimm)도 봄에 방출되어 $2M ~ $3M 사이로 약속되었던 그들의 연봉 대부분을 받지 못했습니다.
2000년 애너하임 엔젤스는 개막일 전에 포수 토드 그린(Todd Greene)을 방출하며 그를 놀라게 했고, $0.65M의 연봉 중 180,556달러만을 지급했습니다.
80억에 가까운 돈을 잃음으로써, 데이비스는 이러한 사례중 가장 기록에 남을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FA(자유 계약 선수)의 계약이 지금처럼 시즌 개막 직전까지 완료되지 않은 채로 지속된다면, 데이비스와 같은 사례가 더 많이 나오게 될 지도 모릅니다. 겨우내 연봉조정 신청 과정으로 시간을 벌고,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나오면 웨이버 후 방출하며 합의된 연봉조차 아끼는 방식이지요. 비록 자이디가 "file-and-trial" 정책이 규정에 위배되는 것이 없다고 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 과정을 통해 팀이 조정 위원회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국 팀이 크게 잃는 것은 없다는 점이 명백해 진 상황입니다.
"file-and-trial" 정책은 주로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략으로, 특히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의 연봉 조정 과정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의 기본적인 개념과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의: "file-and-trial" 정책은 팀과 선수가 연봉 조정(arbitration)을 위한 숫자를 제출한 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실제로 연봉 조정 심리에 진행하기로 하는 접근 방식을 말합니다. 즉, 숫자를 제출한 후에는 협상 없이 바로 심리로 넘어간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목적: 이 정책의 주된 목적은 협상 과정을 간소화하고, 선수와 팀 간의 장기적인 협상을 방지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고,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내리기 위함입니다.
절차: 선수와 팀은 연봉 조정을 위한 자신들의 제안 금액을 제출합니다. 제출된 금액이 공개된 후, "file-and-trial" 정책을 채택한 팀은 추가 협상을 시도하지 않고 바로 연봉 조정 심리로 넘어갑니다. 심리에서는 양측이 자신들의 금액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하고, 심판은 팀의 제안과 선수의 요구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효과: 이 정책은 팀과 선수가 협상 과정에서 더 신중하게 금액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며, 연봉 조정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file-and-trial" 정책은 전략적인 접근 방식으로,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고, 빠른 결정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데이비스가 이 허점의 유일한 희생양이 되겠지만, 선수협회가 이런 사안에 대해 다음 협상 테이블에서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덕분에 현재 자이언츠는 급여 지출에서 $6M을 줄였고, 사치세 한도인 $237M에서 대략 $13M의 여유를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이디는 데이비스에 대한 구단의 결정이 리그 내의 다른 선수들과 하게 될 잠재적 FA 계약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 팀의 선수들에게 팀이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매니저, 코칭 스태프 및 프런트 오피스와의 소통에 대해 물어보세요." 팀의 프랜차이즈로 장기간 활약한 브랜던 크로포드(Brandon Crawford)로 부터 쓴소리를 들었던 경험이 있었지만, 여전히 자이디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주: 크로포드는 올해 팀을 옮기면서, '자이언츠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나는 팀을 찾았다. 나는 정말 돌아가고 싶었다.' 고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말했음.)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강하게 반박합니다. 선수와 이별할 때 상황이 어떻든, 그것은 종종 어렵고 선수에게는 개인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세 개의 팀에서 이러한 상황을 많이 봤습니다. 이것은 단지 비즈니스일 뿐입니다. 프런트 오피스의 사람으로서 아무리 크게 외쳐도 그것이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수의 관점에서는 항상 개인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들에게도 이것은 삶이자 경력이거든요. 불만, 실망감, 그리고 부당한 대우가 있다는 느낌이 있을 때, 제 일반적인 생각은 선수들이 그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종류의 논쟁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동시에, 그것을 팀의 캐릭터로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강하게 반박할 것입니다. 제 말이 충분하지 않다면, 우리 조직의 선수들과 대화해 보세요. 그들이 조직이 그들을 어떻게 돌보는지, 소통 수준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요. 이것들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입니다."
2010년대의 꼼수 최강자는 휴스턴이었습니다. 정말 갖가지 꼼수를 썼었죠. 그 유명한 쓰레기통 사건부터 말이지요. 그런데 그 이후에 밝혀진 사실은 충격이었죠. 알고보니 이러한 행위를 한 구단이 한두개가 아니었고, 모두가 불명예스러운 결말을 맞이했죠.(였다가 다들 돌아와서 밥벌이 잘 하고 있으시지만)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기본 전제이자 스포츠의 전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최선'이라는 단어 속에서 더이상 '정정당당'이란 요소는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과연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스포츠의 행위인가. 우리가 기대하는 스포츠의 모습이 정말 맞는건가.
저도 압니다. 사업은 원래 이런 것이고, (자이디의 말 대로) 개인적인 감정은 없을 거라는 것도요. 쇼 비즈니스에서, 우리는 쇼를 우선할 것인지 비즈니스를 우선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모두를 잘 하면 좋지만, 결국 우선순위는 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슈가 생기게 되는 거죠. 실제로 자이디는 구단 수뇌부로서 매우 모범적인 대답만을 했습니다. 싸가지는 없지만 법적 문제가 없고, 이슈될 발언도 없는 군더더기 없는 답변임에는 확실합니다. 그래서 대빵이구나
하지만 말입니다....이게 또 사람이다 보니 이 말을 들으면 다들 발작버튼이 켜지는 것도 사실이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보는 말이기도 하죠. 그 말을 들을 때,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었나요?
이만 마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