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성장일기 08 (完)

미안...

by 랑구



이미 결론은 났지만 이 일기를 계속 지속해야 할 지 고민이 컸다.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없는 구독자라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릴까봐, 어떻게 됐는 지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완결을 내기로 했다.


11. 미안해


결론만 말하면, 고수는 결국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서서히 말라 죽었다. 이상하게도 흙은 내내 축축했는데 말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추측하건대, 화분을 옮기면서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한 것이 이유인 것 같았다.

그래서 흙은 축축했지만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했고, 고수는 물을 목전에 두고도 마시지 못해 말라 죽은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고수가 다 쓰러지고 화분이 다 마를때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하얗게 곰팡이만 핀 흙만 남자, 상황을 받아들이고 버리기로 했다. 화분은 또 언제 쓸 지 몰라 깨끗이 씻어 놔두었다.

고수를 길러서 실장님께 드리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화분 이관만 잘 됐어도 금방 자랐을 것 같은데 바로 눈 앞에서 좌절된 게 내내 후회되기는 했다.

혹시 모르니까 그냥 놔둬볼걸. (근데 그래놓고 또 시름시름 했으면 화분을 안 옮긴 탓이라고 했겠지)


이 때부터 조짐이… ㅜㅠ


여튼... 이번 고수 키우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고수를 키우면서 오랜만에 건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동시에 인생사 화분 하나 키우기도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며... 씁쓸함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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