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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키운 말하기 1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21 (그림 : Chat-gpt)

by Rani Ko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의 말도 함께 자라났다.



책으로 키운 말하기


책은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는 창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순간이 그저 글자를 소리 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생활 속 놀이와 연결될 때 비로소 아이의 언어는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준이와 함께 책을 단순히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책 속 장면을 놀이로 확장하거나 대화를 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언어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준이는 책 속 이야기와 실제 생활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경험했고, 말하기 능력도 점차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무엇보다 이 활동을 시작한 엄마로서의 제 마음을 고백하자면, 언어가 늦은 준이를 바라볼 때 늘 걱정이 앞섰습니다. ‘어떻게 하면 말하기가 조금 더 빨라질까?’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고민하다가, 결국 제가 선택한 길은 책 읽기였습니다. 다행히도 준이는 얌전하고 엉덩이가 무거운 아이였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걸 즐기고, 한 자리에 앉아 그림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기에, 이 방법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훨씬 더 고된 길이 되었겠지요.


그렇게 시작한 독서 기반 언어치료. 지금까지 여러 책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제가 이번 화를 비롯해 앞으로 소개하는 독서기반 언어치료의 구체적 활동은 저와 준이가 몸소 실천한 활동으로 아이의 언어 촉진을 어떻게 도와줘야 될지 잘 모르는 학부모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기본 이론서 라기 보단 현장과 실제에서 직접 부딪히고 겪은 과정이라 더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추천하는 책은 저자와 개인적으로 엮인 부분이 조금도 없음을 먼저 밝힙니다.




1.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 관계와 이별을 말로 표현하기


이 책은 서로 떨어져 있던 엄마와 아이가 결국은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헤어진다”, “다시 만난다”라는 감정적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는 아이에게 관계 맺기와 감정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처음에는 엄마와 떨어져서 불안해 했던 아이는 점차 성장하고 독립적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또한,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며 분리불안을 느꼈던 아이는 커갈수록 괜찮아지는데 반해 오히려 부모는 어렸던 자식이 떠나감을 느끼고 서운해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양쪽 다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준이와 책을 읽은 뒤 이렇게 연결하여 활동해 봤습니다.

엄마: “여기에서 엄마와 아이가 헤어졌네. 그 때 아이가 어떤 기분이었을까?”
준이: “엄마랑 헤어지기 싫었고 슬퍼했어요 ."
엄마: “준이도 어린이집 가서 엄마랑 헤어질 때 슬펐어? ”
준이: “네.”

엄마: 그렇지만 아침에 헤어졌다 오후에 다시 만났지?

준이: "네, 다행이에요."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적으로 언어로 표현하며 준이는 감정 어휘와 원인-결과 표현을 함께 익혔습니다. 또한 책의 장면을 실제 놀이로 변형 및 확장해서 인형을 가지고 “엄마, 잘 다녀오세요.” “응, 나중에 만나자” 같은 역할 대화도 해 보았습니다. 책이 끝나고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경험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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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글쓰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꿉니다. 교육대학교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2025 브런치 "작가의 꿈 1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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