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20
함께 걱정하고, 함께 자라는 부부의 시간
나만큼이나 준이를 사랑하고 걱정해 주는 이 세상 단 한 사람, 바로 준이 아빠다. 그는 나의 육아 동지이자 든든한 동반자다.
준이는 아빠를 무척 좋아한다. 내가 준이를 임신했을 때 자궁경부무력증으로 23주부터 유산기가 있어 ‘맥도널드 수술’이라 불리는 시술을 받고 석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동안 남편은 분리불안이 심했던 첫째 윤이를 돌보느라 매일 아등바등했다. 신생아였던 준이를 병원에서 데리고 돌아온 뒤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남편은 준이와 함께 따로 자며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준이는 신생아 때부터 아빠 품에서 잠드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첫째는 오롯이 내가 품에 안고 재우며 키웠지만, 둘째는 아무래도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준이의 애착은 아빠에게로 형성되었다. 엄마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돌봐야 할 사람도 많고 살림도 꾸려야 했으며, 다시 직장에도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남편이 아이와 단단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건 오히려 마음이 놓이는 일이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심성이 고운 사람이다. 열일곱 해를 함께 살면서 자잘한 마찰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는 언제나 책임감 있는 가장이자 다정한 아빠였다. 준이는 그런 아빠를 무척 따랐다. 엄마인 나는 치료와 학습적인 부분을 챙기느라 때로는 준이에게 엄하게 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늦은 퇴근 후 들어온 아빠가 조용히 아이 곁에 앉아 등을 토닥이며 말을 건다. 별다른 말이 오가지 않아도, 그 시간 동안 준이의 얼굴에는 어느새 평온한 빛이 번지고 마음이 한결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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