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다 보면 이상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짧은 퍼팅이다. 조금만 굴리면 들어갈 거리다. 그래서 오히려 긴장이 된다. “이건 넣어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막상 퍼터를 치면 힘을 너무 빼서 공이 홀컵에 닿지도 못한다.
반대로 긴 퍼팅에서는 또 다른 일이 벌어진다. 이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간다. 공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면서 스윙이 과해지고, 공은 홀컵을 훌쩍 넘어간다. 짧을 때는 너무 약하고, 길 때는 너무 세다.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코미디에 가깝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간은 원래 이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쉬운 일에서는 실패가 두려워 움츠러들고, 어려운 일에서는 결과를 바꾸고 싶어 과하게 힘을 준다. 그래서 가장 자연스러운 힘을 잃어버린다.
어쩌면 골프는 인간의 본성을 아주 정직하게 보여주는 스포츠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생각하면 들어갈 공을 못 넣고, 조금만 힘을 빼면 될 공을 훌쩍 넘겨버리는 존재. 결국 우리는 공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굴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골프를 치다 보면 이상하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퍼팅 하나를 보며 깨닫게 된다. 인간은 원래 적당한 힘을 쓰는 것이 제일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너무 힘을 빼도 문제고, 너무 힘을 줘도 문제다. 결국 삶도 골프도 비슷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언제나 ‘적당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