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 안하는 것 vs 몰라서 못하는 것

by 랭크작가


사람들에게는 두 종류의 멈춤이 있다. 몰라서 멈추는 사람과, 알아도 멈추는 사람.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속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길을 찾지 못해 서 있는 것이고, 후자는 길을 알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다. 문제는 이 둘을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데 있다.


나는 오랫동안 내가 몰라서 못한다고 생각했다. 다이어트를 예로 들면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단식 시간도 알고, 탄수화물 양도 알고, 운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안다. 시작도 해봤고, 결과도 내봤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스트레스를 단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몰라서 못하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 안 하는 걸까.


몰라서 못하는 일은 막막함이 먼저 온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없고, 구체적인 단계를 설명하지 못한다. 실행 이전에 혼란이 있다. 반면 알면서 안 하는 일에는 묘한 불편함이 따라온다. 방법을 말할 수 있고, 당장 시작하라고 하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래 붙들지 못한다. 중간에서 멈춘다. 그리고 그 멈춤 위에 죄책감이 쌓인다.


나는 후자에 가까웠다. 몰라서가 아니라, 오래 견디지 못해서였다.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자신을 더 싫어하게 되고, 그 미움이 또 다른 회피를 만든다. 살이 문제라기보다, 통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문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단순한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가 된다.


알면서 안 하는 이유는 게으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때로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고, 때로는 은근한 반발심이 숨어 있다. 왜 나는 늘 관리해야 하지, 왜 나는 계속 조절해야 하지 하는 마음. 완벽하게 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덜 하는 편을 택하는 성향도 있다. ‘할 거면 제대로’라는 태도는 멋있어 보이지만, 그 기준을 넘지 못하면 시작조차 줄여버린다.


이 지점에서 깨닫는다. 나는 무능한 것이 아니라, 고통을 길게 들고 가는 힘이 약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걸. 빠르게 이해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은 있었지만, 반복과 지루함을 견디는 근육은 충분히 키우지 못했다는 걸. 머리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지만, 몸은 지속을 배우지 못했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구분하려 한다. 정말 몰라서 멈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나를 보호하기 위해 멈춘 것인지. 막막함 때문이라면 배워야 하고, 저항 때문이라면 줄여야 한다. 거대한 계획 대신 오늘 저녁의 한 끼를 조정하는 것처럼, 정체성을 바꾸려 하기보다 행동의 단위를 낮추는 것처럼.


아는 것과 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넓은 간격이 있다. 그 간격을 메우는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작게라도 반복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야 그 차이를 인정한다. 몰라서가 아니라, 오래 붙들지 못해서 멈췄던 순간들을. 그리고 다시 묻는다. 오늘 나는 정말 몰라서 멈추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나를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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