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호주 출신의 줄리아는 한국 온 지 10년이 넘은지라 한국말도 능숙한데다 한국에서 막걸리 회사까지 차렸다. 한국에 와 막걸리 맛에 푹 빠져서 한국 토종 술 판매 회사를 차렸는데 한국 사람보다 더 막걸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수업 내내 목을 아끼지 않는 그녀의 열정에 푹 빠져서 그녀와 함께하는 수업시간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영국문화원의 캐나다인 브라이언은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고 했다. 그가 한국에 오기 전엔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며 영어를 가르쳤다고 하는데 스쿠버다이빙이라는 취미에 푹 빠져 긴 휴가기간에는 그것만 즐기는 듯했다. 캐나다인 나탈리는 프레젠테이션 발표하는 관련 수업인데 우리가 어떻게 자신의 의사를 자신 있게 표현하는 무대기술 등을 가르쳤다. 앞 강단을 위풍당당 누비는 나탈리의 등장은 확실히 카리스마가 넘쳤다. 댄튼 외에 댄튼과 친한 언제나 나비넥타이를 맨 노신사인 미국인 더글라스의 역시 열정과 카리스마가 넘쳤다. 항상 노란색 아니면 빨간색 나비넥타이를 맨 더글라스의 웃음은 정말 한국의 중년 아저씨 너털웃음 같았다. 외국인의 웃음소리를 들은 건 처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외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전주에 살고 있는 영국인 아담 토마스의 작문 수업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와의 에세이 작성에 대한 수업 후 총 10회의 작문 숙제가 주어진다. 그러면 시기별로 제출하고 아담이 멜로 수정해준 것을 보내고 그것에 대해 전화채팅을 하며 수정할 부분에 대해 아담이 설명해준다. 보통 교육 오기 전 다들 한두 번씩 전화영어를 해본 적 있다고 했지만 원어민과 전화로 대화해 본 적이 없어서 처음 통화는 도무지 들리지 않았다. 일부러 처음엔 안 들린다고 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다. 하지만 전화로 아담과 통화하면서 미리 내가 할 이야기를 적어두고 시작하니 조금 수월했다. 얼마 전 아담과 어떤 일로 카톡을 주고받았다. 국화축제가 열리면 내가 사는 곳에 가족끼리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아담을 통해 작문 즉 writing 수업은 조지아대학교에서 제임스에게 받은 내용과 비슷했다. 작문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그리 집중적인 교육을 받지 않지만 영어권에서는 필수적으로 하는 듯했다. 글을 쓸 때는 일단 독자의 관심을 끄는 Hook이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독자는 솔깃할 것이다. 서두에서 확 잡아끄는 것으로 시작하고, 서론이 있고 본론이 있다면 본론에는 서론에서 말한 것에 대한 주제문 3개를 쓰고 그 주제문 밑에는 주제문을 supporting 해주는 글을 쓰고 마지막으로 결론을 내린다. 마치 이걸 햄버거에 비교하며 설명했다. 첫 시간에는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쓰라고 했는데 다 뒤죽박죽이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작문을 제출하고 그의 첨삭이 가해지면서 날이 갈수록 우리의 작문실력은 좋아졌고 교육원에서는 자신이 작문해서 첨삭받은 내용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주셨다.
원어민 강사 대부분 한국말을 잘 하지만 우리가 강의시간에 잠깐이라도 한국말 쓰는 것에 많은 우려를 표했다. 강한 직업의식에서 나온 것이리라. 교육의 막바지에 도달하기 전에 최종 프레젠테이션 지도하면서 더글라스 강의 시 한국말을 여러 번 써서 혼났다. 한 번만 더 걸리면 커피를 사야 한다고 했다. UGA에서도 강사가 있을 때 우리끼리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강사님들은 우리가 무슨 말인지 모르기에 어쩌면 영어 배우는 입장에서 한국말로 하는 건 예의가 아닌듯해서 , 강사가 보고 있을 땐 영어로 이야기를 했다.
시골에서 어떤 동기부여도 없이 지내온 나로서는 작년 전화영어라는 게 있다지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전화영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원어민과 대화하듯 영어 말하기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말하기'차원에서 그것도 시도했다.
직장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고 그 무게에 짓눌려 지치거나 늙고 싶지 않았다.
2020년도에 직장으로 복귀했다.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하지만 과연 사실일까 의심스럽다. 조직의 성향도 천차만별이다. 이성이 지배할 거 같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이해관계 , 힘의 무게 그런 칙칙하고 답답한 공기들이 둥둥둥 떠 다닌다. 현실의 땅을 딛고 서 있지만 이겨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광주 영어방송 출연'피디를 통해 신청해서 Sundaytalk라는 30분짜리 보이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
라디오 쇼 출연 기념으로 그 나온 유튜브 영상을 댄튼과 나탈리에게 안부편지 쓰면서 첨부했다. 댄튼과 나탈리는 시간이 된다면 내가 사는 시골에 오고 싶어 했다. 내가 시간 나면 놀러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나탈리는 내가 사는 곳에서 한 시간 반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정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나탈리는 만날 수 있다. 조만간 코로나가 끝나면 여름쯤에 다시 한번 나탈리에게 연락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