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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Mar 29. 2023

공수 빛난 흥국, 방패명가 도공을 밀어내다

기록으로 본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 vs 도로공사 230329

1차전은 흥국생명이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습니다. 경기를 제대로 보고 싶었지만 야근이 생겨서 볼 수가 없었고요, 마지막 4세트 끝무렵을 조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쓰는 얘기는 경기 리뷰가 아니라, 경기 후 기록 리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세트는 듀스 끝에 27:25로, 2세트는 25:12로 두 세트를 흥국생명이 먼저 따냈습니다. 1세트는 치열했는데 2세트는 일방적이었군요. 3세트는 도로공사가 25:23으로 이겼고 4세트는 흥국생명이 25:18로 크게 이겼습니다. 1세트와 3세트가 경합을 치렀으니까 1차전부터 쉽지는 않은 게임이었겠어요. 


오늘은 흥국생명이 공격과 수비 모두 앞섰습니다. 총득점은 83:56 차이가 많았고 공격성공률도 42.17% 대 26.63%였네요. 도로공사의 큰 무기였던 블로킹도 흥국생명이 10개, 도로공사가 8개로 오히려 뒤졌고 리시브 정확만 33:37로 도로공사가 앞섰습니다. 디그는 흥국생명이 더 많네요. 111:97입니다.


이 경기가 쉽지 않았다는 건 범실 수로 느낄 수 있습니다. 흥국생명은 무려 24개나 범실 했고 20점 이후 범실도 무려 9개나 됩니다. 이건 범실 정도가 아니라 자폭 수준입니다. 반면 도로공사는 범실 17개, 20점 이후 범실은 겨우 3개였습니다. 그런데도 도로공사가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공격이 부실했고 블로킹도 잘 터지지 않았다는 거네요. 도로공사 방패가 완전 망했다는 얘깁니다. 세터가 흔들렸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주 득점원인 캣벨이 20점(공격성공률은 30.51%), 박정아 10점(성공률 23.91)이네요. 일단 메인 공격수의 공격성공률이 40%는 넘어야 합니다. 시도가 많았다는 건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았다는 뜻도 되지요. 배유나 선수도 4점밖에 올리지 못했는데 4세트에서 본 표정은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도로공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 같아요. 정대영 선수도 6 득점에 그쳤고 세컨드 공격수인 문정원, 전새얀 선수도 7, 6점으로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배유나 선수가 블로킹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놀랍네요. 정대영 선수도 2개밖에 못했고. 도로공사는 오늘 뭘 해도 안 되는 경기였는가 봅니다. 


반면 흥국생명은 옐레나 30점, 김연경 26점에 성공률도 45%를 넘습니다. 적게 시도하고 높은 점수를 올렸으니 체력 면에서 유리하지요. 주장 김미연 선수도 14점이나 했네요! (내 일처럼 기쁜 건 왜일까요?) 4세트에 들어와서 블로킹 두 개 잡은 김채연 선수의 교체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아본단자 감독은 좀 더 일찍 내보낼 걸 그랬다, 고 진지하게 말했어요. 


옐레나는 백어택도 21번 시도해서 11번 성공했으니 우와 무려 52% 성공률입니다. 이 정도면 오늘 MVP에 옐레나가 되었어야 하는데, 넘기엔 너무 큰 벽이지요. 김연경이란 선수는. 외국인 선수에게 인색한 방송사, 물론 월드 클래스를 인터뷰하고 싶은 마음은 인정하지만 외국인 선수에게도 챔프전 MVP를 선사하는 배려를 기대해 봅니다. 


2차전은 2일 후에 열립니다. 하루 쉰다고 체력이 급속하게 회복될 것 같지는 않으니 도로공사는 체력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네요. 공격수들이 점수를 못 냈다는 건 세터가 공 배급을 잘 못했다는 얘기인데 윤정 선수 멘털도 잘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 같으면 위로를 더 해드리고 싶지만, 저는 흥국생명 편이니까 3차전에서 경기가 끝났으면 좋겠다, 는 소망이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체력과 멘털이 시급하고, 흥국생명은 배유나와 정대영을 잘 막거나 피하거나 하는 전략이 중요하겠어요. 오늘 컨디션으로 볼 때 다음 경기도 흥국생명이 우세할 것이라고 봅니다만, 배구는 공을 넘겨봐야 아는 법이죠. 두 팀 모두 선수들 잘 쉬고 2차전에서 기분 좋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계속 강조하지만 흥국생명이 이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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