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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Mar 31. 2023

230331 챔프전 2차 흥국생명 vs 도로공사 프리뷰

조커(세컨드 공격수)와 세터가 팀을 승리로 이끌 것. 힘내라 김미연!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 대 도로공사 경기가 열리는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1차전은 세트 스코어 3:1로 흥국생명이 이겼지만 세터진이 부진하다,라는 숙제를 남겼고요 도로공사 역시 세터와 체력, 수비력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일단 이원정 세터가 부상 이후 회복이 좀 늦습니다. 1차전도 전 경기를 뛰지 못하고 중간에 김다솔 선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김다솔 선수는 이상하게도 김연경 선수와 호흡이 잘 안 맞네요. 게다가 토스를 높게 주라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토스가 높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압박을 받으면 토스가 점점 더 낮아져요. 이러면 공격수가 공격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도로공사 역시 이윤정 세터가 압박을 받으면서 토스를 제대로 올리지 못해 공격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거기에 블로킹 파워도 무너지는 바람에 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오늘도 가장 큰 이슈는 김연경, 옐레나 대 박정아, 캣벨의 공격이 되겠습니다만 이 공격수들이 제대로 공격하려면 세터의 토스가 정확하고 힘 있게 올라가야 합니다. 세터가 토스를 못하면 아무리 좋은 공격수도 공격할 방법이 없어요. 그러니 실제 싸움은 이원정 대 이윤정으로 봐야 합니다. 두 사람이 중심을 잘 잡아주어야 공격도 잘 되고, 수비도 잘 됩니다. 작전 타임 때도 보면 대부분 감독들이 세터에게 얘기를 합니다. 그만큼 세터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세터가 잘 올렸는데 공격이 안 되는 날은 그냥 운이 나쁜 날입니다.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되는 날이 그런 날이에요. 다행히 흥국생명은 미들블로커인 김나희 선수의 토스(!)가 아주 센스 있고 수비천재 김해란 리베로도 정확하게 올릴 수 있어서 이들이 세터를 대신해서 뜻밖의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주면 정말 좋겠습니다. 


세터가 잘한다는 가정하에, 김연경과 옐레나는 V리그 최고의 공격수들입니다. 박정아나 캣벨 선수보다는 아주 조금이라도(!) 높습니다. 그러니 지난 1차전처럼 김연경 선수가 초반에 흔들린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분은 금세 잘 찾는 분이니까요. 


리베로는 막상막하지만 임명옥 선수가 아무래도 젊고(860315) 실제 기록도 좀 나으니까 도로공사가 조금 더 점수를 가져갈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려고 김해란 선수 프로필을 봤더니 840316이네요. 23개월 31일 차이로군요. 생일 날짜가 하루 차이라는 조금 신기합니다. 그러면 젊으니까..라는 부분은 아닌 걸로. 임명옥 선수가 신장이 조금 큽니다. 175 vs 168.


공격은 세터의 손끝에서 시작된다고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서브를 받는 순간부터 시작합니다. 리시브를 잘해야 세터가 정확하게 공을 올릴 수 있는 법이니까요. 도로공사 세컨드 공격수 문정원 선수의 리시브 효율은 정규리그에서 무려 56.94% 였는데 1차전에서 28.57% 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흥국생명 김미연 선수는 정규리그 31.22%, 1차전 22.22%로 리시브에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고요(맨날 목적타 대상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아이고오). 반면 김연경 선수의 리시브 효율이 정규리그 46.8 챔프 결정전 1차에는 무려 72.73%지요. 김연경 선수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점수 못 낸다고 구박하면 안돼요. 그만큼 받아내고 있거든요. 


중앙을 장악하는 미들 블로커들도 유심히 봐야 합니다. 김나희, 이주아와 정대영, 배유나의 대결인데요, 1차전에선 흥국생명 미들 블로커들이 잘했어요. 도로공사 미들 블로커들보다 경기 수가 적어 체력을 아낄 수 있었던 데다가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좀 나다 보니 체력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유나 선수는 너무 힘들어하던 표정이었는데 하루 쉰다고 해서 크게 나아질 것 같진 않아요. 정규리스 막판에 연승하느라 체력을 많이 썼고 플레이오프까지 거쳤으니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세컨드 공격수, 흔히 말하는 조커들의 공격력을 살펴보면 1차전에서 김미연 선수가 14 득점으로 자기 몫을 잘했고 도로공사는 전새얀 6 득점, 문정원 7 득점을 했네요. 다행히(!) 둘이 합쳐서도 김미연 선수보다 적은 점수를 냈으니 도로공사가 이기기는 더 어려웠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범실이 참 중요한데요 범실은 점수를 한 점 내주는 것 외에 분위기를 깎아먹는다는 점에서 실점의 의미가 다릅니다. 1차전에서는 흥국생명이 24개, 도로공사가 17개를 했는데 이 정도면 이긴 게 다행이야,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었겠어요. 2차전도 범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물론 범실이란 게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으응?)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라서 솔직히 운에 따르는 것도 있지만, 욕심을 덜 내고 서두르지 않으며 신중하게 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자, 이제 4시간이 채 못 남았습니다. 흥국생명 팬인 저는 당연히 2차전도 이기고, 김천 가서 3차전도 이겨 챔피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니 좋겠습니다. 짜릿한 챔피언 결정전 2차전, 같이 지켜보시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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