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내 주식수익률을 까먹었다

나는 AI 관련 투자에서 무엇을 놓쳤나

by 레이

나는 월 40만원 정도를 AI와 반도체 관련 ETF에 투자하는 그야말로 소액투자자다. 2025년 8월 15일 샘 알트만이 AI 버블을 말하고 나서 내 주식수익률은 10%에서 3%대로 떨어졌다. 그리고 일주일, 샘 알트만이 까먹는 내 주식수익률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샘은 버블이라고 하면서도 투자를 말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거품처럼 수익률이 꺼져버렸는가? 나는 아무래도 게임의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놓친 신호들

GPT-5의 구체적 문제점들

8월 초 GPT-5가 나왔을 때, 솔직히 나는 별로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온도가 차갑네, 벤치마크 점수가 낮네 하는 평가가 있었고 기본 수학과 지리 문제에서도 간단한 실수를 반복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심지어 창의적 작업에서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OpenAI가 구형 GPT-4o 접근을 다시 열어줘야 했다는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차세대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용자들이 구형을 찾는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불편함도 몰랐고 확 달라진 점도 몰랐어서 별 거 아니겠지 하고 넘어갔다.


수익성 없는 매출 성장의 함정

알트만이 "연매출 200억 달러 돌파 예정"이라고 발표했을 때, 나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곧 이어 "여전히 적자"라고 했다. 가만 생각하니 2025년 매출 전망이 200억 달러라면, 2024년 손실률(135%)을 그대로 적용해도 약 27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즉, 200억 달러를 벌기 위해 270억 달러를 쓴다면 70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더 걱정스러운 건 이런 구조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알트만 자신도 ChatGPT Pro 구독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사용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즉, 이용자가 늘수록 오히려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 구조다.


알트만의 진짜 게임

알트만의 발언을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이상한 점이 많았다.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하게 흥분했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OpenAI는 수조 달러 데이터센터 투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크롬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고까지 했다. 이건 명백한 이중잣대였다. 남들은 버블이지만 우리는 예외라는 논리였다.


"3명이서 수억 달러 받는 건 미친 짓"이라는 발언이 핵심이었다. 작은 AI 스타트업들을 겨냥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한테 투자하라"는 메시지였다. 작은 경쟁사들의 밸류에이션은 거품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은 계속 큰 게임을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OpenAI 목표 밸류에이션이 5000억 달러이고, 예상 연매출이 127억 달러라면 매출 대비 기업가치가 약 40배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비싸다는 테슬라도 10배 수준인데, 40배는 정말 이례적인 숫자였다.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들

나는 "AI는 다르다"는 이유로 AI 투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빅테크들이 현금흐름으로 투자하고, 실제 매출이 나오고 있고, 기업용 서비스가 중심이니까 안정적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현금이 많다고 해서 버블이 안 터지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더 오래 지속될 뿐이다. 빅테크들이 버틸 수 있는 자금력 때문에 천천히, 조용히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급격한 붕괴는 오히려 손절 타이밍을 명확하게 알려주지만, 서서히 침몰하는 건 더 위험하다.


AI 주식의 가장 큰 위험이 폭락이 아니라 장기간 횡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기술 발전과 수익 창출 속도의 괴리가 클수록, 주가는 오랫동안 제자리걸음할 가능성이 높다. 몇 년 동안 답답하게 기다리는 것, 그게 더 큰 기회비용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AI 기술 자체를 이해해서 투자한 게 아니었다. 그냥 "AI가 미래다"라는 내러티브에 투자한 것이었다. 언론에서 나오는 "AI 혁명", "4차 산업혁명" 같은 멋진 말들에 현혹되었던 거다. 그런데 내러티브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 알트만의 한 마디처럼 말이다.


샘이 까먹었지만,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샘 알트만이 내 주식수익률을 까먹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 중요한 걸 배웠다. 시장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합리적이지 않고, 나 역시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 않다.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확신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일 때 실제로는 무언가 크게 틀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AI가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소액투자자는 이런 기대감에 산다. 인간의 논리적 인식을 방해하는 근본 요인은 소망이라는데, 나는 시간보다 훈련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더 자세히 보기: 샘 알트만이 내 수익률을 까먹었다: 소액투자자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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