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한 처세가 입 꼬리를 올리고
우직한 진심을 비아냥대는 곳
진실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깃털 같은 거짓에도
가슴에 무게가 쌓이는 곳
이성이 함구한 선택을
가슴에서 격하게 밀어내는 곳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는
이곳!
사람들을 마주 할때 힘겨움을 느낀다는 것을 나는 결혼 후 늦게 알았다. 언제나 원만한 대인 관계를 맺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있고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도시에서의 삶은 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두고 살기 어려운 곳이었다.
신호가 바뀌기가 무섭게 <빵빵>거리며 크락션을 눌러대는 조급한 사람들, 항상 시간에 쫒겨 회색빌딩처럼 경직된 표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출퇴근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도시의 구성원들이다. 마치 총알 없는 전쟁터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삶을 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원만한 관계를 위해 거짓말은 필수라는 말은 공식이 되어버렸고 방금 내 앞에서 웃었던 동지가 저녁엔 내 뒤통수를 치는 적이 되어 있기도 했다. 누구도 100% 믿을 수 없으니 나도 나를 온전히 보여줘선 안 된다.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거짓인지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 꼭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직장에서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회의가 들때 쯤 나는 귀농을 선택했다. 본가로 돌아가 사과농사나 짓고 글쓰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다. 하늘의 뜻으로 한 해농사가 망가질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사과나무는 나를 배신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마음만은 편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 방황의 시간에 기회라고 판단되는 제의가 들어왔고 도시생활은 이어졌다. 내게 주어진 한 번의 기회를 온전히 이루고나면 미련없이 이곳을 떠날 것이다.
사람을 사람그대로 만날 수 있고 마음만은 편한 어느 한적한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