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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Feb 24. 2018

브런치 구독자 6천 명

며칠 전 브런치 구독자수가 6천 명을 넘어섰다.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때는 특히 기억에 남듯, 브런치 구독자도 앞자리가 바뀌니 그렇다. 한편으론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더 재밌고 유익하게 써내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자신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알고 지낸 지 몇 년 된 차장님이 계신다. <하루 15분 독서>라는 온라인 모임에서도 100일 이상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분이다. 그러니 우린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낸 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최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 분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한 두 개씩 쓰고 계신데, 그 글을 통해 차장님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봐온 사이인데도, 글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니 신기했다. 아마도 글에서 자신의 진정성 있는 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브런치에 쓴 글이 어느덧 294개가 넘어가고 있다. 거의 300편의 글을 쓴 건데, 나는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이리도 많이 풀어냈던 걸까 신기할 따름이다. 기록에는 힘이 있고, 꾸준함의 반복은 그 힘을 증명한다. 한편 한편 글을 쓰는 것이 녹녹지 않지만, 어쨌든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돌이켜 볼 때 쌓여있는 글의 분량에 놀라게 된다. 난 어차피 한 문장만으로, 글 하나 만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글쓰기를 멈출 생각은 전혀 없다. 글쓰기 자체가 나에겐 너무 신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인생의 튜닝이고, 상처를 치유하는 마음 챙김이자,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대나무 숲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글쓰기는 기회를 불러오는 제비와 같다. 흥부에게 보물이 가득 담긴 박씨를 물어다 준 제비 말이다. 나는 항상 유한한 곳에 머물고 있지만, 내 글은 광활한 인터넷의 공간 속에서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나를 대신해 떠들어 주고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많은 기회를 얻었다. 책 출간을 제안받아 책을 쓰고 있고(꽤 시간이 흘렀지만 나오긴 할 거다 ㅠ.ㅠ), 여기저기서 서평 요청도 받고 있다. Job interview도 할 수 있었고, 내가 재밌어서 만든 많은 온/오프라인 모임들도 다 글을 통해서 만들어진 기회이다. 또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크리에이터로 선정도 되고, 강연도 하게 됐다.


이런 기회들을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쓰기 모임도 만들었다. 블로그를 처음 만드는 사람도 있고, 글이란 걸 첨 써보는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그들의 글이 가장 재미있다. 그런 걸 보면 글쓰기야말로 꾸밈없는 진심이 통하는 영역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기회 되면 허락을 받고 몇 편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


훗날 브런치 구독자수의 앞자리가 다시 바뀌면, 이 글을 찾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에도 나의 글쓰기의 초심인 즐거움을 잘 유지하고 있을까? 뭐든 변하는 시대지만, 초심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처 : Ernest Karchmit _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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