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내 삶과 비슷하단 생각을 한다.
기본적으로 집 주변을 뱅글뱅글 달리는데 그 코스에 사거리 신호등이 2개가 있다.
달리다 보면 어쩌다 내가 그 지점을 달릴 때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어 길이 열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주저하지 않고 그 길로 달린다. 그렇게 새로운 길로 달리다 다시 원래의 코스로 크게 돌아온다.
하지만 그때가 맞지 않아 그냥 뱅글뱅글 돌고 들어올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일부러 신호에 맞추려고 달리는 속도를 조절하진 않는다. 신호는 늘 주기적으로 열릴 거고, 내가 계속 달리는 한 나의 때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올 거란 걸 알기 때문.
내 삶도 대부분 정해진 일상을 뱅글뱅글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찮게 순간과 순간이 맞아 길이 열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길로 뛰어들어본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길이 열리는 순간이 올 거라 믿을 뿐. 그리고 사실 길이 열리는 순간이 오지 않으면 또 어떤가. 집 주변 뱅글뱅글 코스도 충분히 아름다운걸.
컨트롤할 수 없는 걸 바꾸려 하기보다는 수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