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관계’로 구성된 존재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의 ‘관계망’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 사람 안에는 수많은 다양한 성격적 측면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각 측면과 어울리고 통하는 인연을 만들어 나가며 관계망을 확장하고 구축해나간다. 내 안에는 외향적인 면과 내향적인 면이 동시에 있어서, 나는 외향적인 친구들과도 소통하고 내향적인 친구들과도 소통하며, 외향적인 친구들을 만날 때는 외향적인 모습으로 존재하고 내향적인 친구들을 만날 때는 내향적인 모습으로 존재한다. ‘외향성’이라는 면에서 통하는 관계와 ‘내향성’이라는 면에서 통하는 관계가 각각 형성된 것이다. 외향적인 친구들은 나를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내향적인 친구들은 나를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각각의 그룹이 나의 관계망 전체를 보게 된다면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나 자신 또한 외향적인 친구들 앞에서는 외향적인데 내향적인 친구들 앞에서는 내향적으로 변하는 내 모습에 적응이 안 되고 불편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내향적 측면을 통해 연결된 친구의 관계망 전체를 보게 되었을 때, 즉 내가 알고 있는 내향적 성향의 친구가 외향적인 친구와 가깝게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다소 의아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친구가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갑자기 그동안 형성했던 관계에서 이질감이라는 벽과 거리가 느껴질지도 모르며, 관계에 대한 회의감으로 얼마간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배신감 비슷한 부정적 감정에 휩싸일지도 모르며, 극단적으로 예민하고 냉정한 면을 지닌 사람의 경우 관계의 단절까지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다양한 모순적 특성들을 동시에 가지고 관계망을 만들어나가는 존재이며, 그 모든 모습이 동시에 곧 나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떤 사람이 내가 알고 있는 모습을 넘어서는 다른 어떤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지라도 당황하지 말고 ‘관계망 전체’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다양한 모순적 특성들을 안고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인정하고,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관계들을 동시에 맺어나가는 것에 있어서 어떠한 혼란스러운 불편감이나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는 자책감 같은 삐걱거리는 감정을 느끼지 않고, 그저 자유롭게 무한대로 다양성의 관계망을 확장시키며 삶을 넓혀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