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마음속에 기르다 향기시집 중에서
안녕하세요, 김세정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출간된 향기 시집의 두 번째 책, 『소망, 마음속에 기르다』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시 중 하나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냥
어떻게 살았어?
그냥요
어떻게 살 거야?
그냥요
그냥 살기도
그냥 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냥’ 살기도
그냥 되는 법은 없습니다.
누구도 ‘그냥 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아요.
어느 노랫말처럼 “살면 살아진다” 해도,
삶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다 보면
가끔은 생 자체를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죠.
그럼에도 우리는
물결에 몸을 맡기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사치스러운 말을 되뇌며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거저 얻은 것은 없습니다.
삶 전체도 그렇지만,
아주 작은 결실조차 그냥 주어지는 법은 없어요.
‘그냥 한 것’ 같은 일도,
사실은 많은 애씀과 버팀이 담긴 결과입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라 하더라도
그 과정만큼은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로 해요.
‘애씀’ 자체가 이미 소중하니까요.
상담 시간에 내담자에게 자주 묻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셨어요?"
"참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버텼나요?"
그러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글쎄요, 그냥 했죠."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럴 땐 다시 묻습니다.
“그게 만약 친구나 가족이 한 일이었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으세요?”
그러면 대부분 이렇게 답합니다.
“잘했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정작 자신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못합니다.
"내가 한 건 그냥 한 거죠."
"특별히 잘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대단한 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에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면서,
자신에겐 인색한 말을 건네는 모습.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잊지 마세요.
‘그냥’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냥’이라는 말로
당신의 모든 애씀을 퉁치지 마세요.
그 시간, 당신이 어떻게 견뎠고,
어떻게 살아냈는지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만이 압니다.
당신이 그 과정의 유일한 목격자니까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면의 호수를 조용히 바라보면
내 안의 아이가 말해줄 거예요.
잘하고 싶어 안간힘 쓰던 아이,
긴장된 몸으로 애쓰던 아이,
칭찬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던 그 아이가요.
그 모든 순간은
‘그냥’이 아니었음을,
당신이 얼마나 멋지게 해냈는지를.
그러니 이제는,
당신 자신에게 따뜻하게 말해주세요.
"수고했어, '그냥'이 아니었어."
"그냥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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