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간서치 Dec 04. 2022

나와 ESG(3)_ESG란 뭘까?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내가 일을 하면서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계속 고민하게 되었다. 분리수거도 열심히 하고, 쓰레기도 줄여보는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많은 활동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함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ESG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SG가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많은 회사들이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SG라는 개념의 시작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2020년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공동 창업주인 래리 핑크 회장은 주요 기업의 CEO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투자 결정 시에 ‘환경 지속성’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말하고, 석탄 생산기업을 포함해 환경 지속가능성과 관련 ‘높은 위험’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 발표를 통해 블랙록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경영진 및 이사회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통해 ESG는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ESG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투자운용사에서 이것이 중요하고, 앞으로 기업에 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 ESG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하는 것일까.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188


    ESG란 도대체 뭘까? 간단하게 이야기한다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영어 단어의 앞글자들을 딴 약어이다. ESG라는 개념의 기원은 훨씬 이전으로 올라가지만, ESG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 UNGC(UN Global Compact)와 도이치 뱅크, 골드먼 삭스 등 20여 개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Who Cares Wins⌟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서 ESG라는 개념이 언급되었고, 기업의 ESG 성과가 중장기적인 가치 창출 능력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보고서 이후에도 파리기후협약 등 다양한 곳에서 ESG가 강조되고 논의되지만, 굳이 그런 ESG 개념의 변천을 다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ESG라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ESG가 정확히 무엇을 다룬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정의되지 않았다고 본다. 나중에 따로 설명하겠지만, 아직까지 ESG 평가기준도 평가기관 별로 상이하고, 국제적인 평가기준 역시 지금 현재도 계속 세워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크게 어떤 것들을 다루고 있다 정도는 아래 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http://www.motie.go.kr/motie/ne/presse/press2/bbs/bbsView.dobbs_cd_n=81&cate_n=1&bbs_seq_n=164932)


    위 표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1년 12월에 발표한 K-ESG가이드 중 일부 내용이다. 세세한 내역에 있어서는 기준마다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간단하게 각각의 분야에서 뭘 다루는지 정도는 저 표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최근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E, 환경 분야일 것이다. 환경 분야에서도 온실가스(Greanhouse Gas, GHG) 같은 항목에 대한 규제나 공시도 있지만, 용수 사용량 같은 부분에 대한 공시도 있다. 작년 대선 때 많은 관심을 받았던 RE100이나 그린 택소노미 같은 지표들은 ESG에서 E부분에서 관리해야 하는 지표들인 것이다. S, 사회 분야에서는 인원이나 협력업체 등과 관련된 지표들이 많다. 여성 임원의 비율, 여성 구성원의 비율, 협력업체의 ESG 경영이나 지원 같은 분야들이 있다. 주로 동반성장, 인권, 노동, 양성평등 같은 분야의 지표들은 사회 분야에서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G, 지배구조에서는 ESG위원회의 구성이나 사회이사에 대한 내용 같은 것들이 있다. 다른 두 항목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지배구조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경영진이나 이사회에서 결정을 해줘야지 환경이나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 정도로 ESG에 대해 설명했을 때 CSR나 CSV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ESG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CSR이나 CSV와 다르다.(언젠가 CSR, CSV와 ESG의 차이점에 대해서 다룰 일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ESG는 투자를 위한 개념이다. CSR이나 CSV가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이나 공헌과 관련된 다소 부차적인 역할에 관한 내용에 대한 개념이라면, ESG는 좀 더 투자 관점의 지표에 가깝다. 기업이 장기적인 성과를 내고 투자를 받으려면, ESG에 해당하는 지표들을 지켜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했다고 하자. 어쨌든 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비슷할 것이니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거나 탄소가 적게 배출되는 공정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이 기업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저탄소 공정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하고, 그로 인해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비용 감소도 일어난다. 다소 거친 비유지만 이 같은 사례는 ESG를 채택하고 잘 수행하는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에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ESG는 투자를 위한 지표라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 차이점은 ESG는 명확하게 측정이 가능하고 이뤄야 하는 달성 목표가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다른 두 지표의 경우 명확하게 측정이 어렵고 성과 관리가 어렵다. 사회적인 공헌이나 윤리적인 책임의식을 어떻게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겠는가. 반면 ESG에서 관리하는 지표들은 명확하게 측정되어야 하며, 동시에 도달해야 하는 목표도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2030년까지 전체적인 RE10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겠다는 이니셔티브이다. 여기서 보듯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라는 명확한 지표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2030년까지 100% 사용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도 있다.  


    이처럼 ESG는 기업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인 분야를 개선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통해 모두의 이익을 도모하는 투자 중심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ESG라는 것이 기업들에게 중요한 개념인 것은 알겠는데, 이게 나와 우리 사회와는 어떻게 연관이 될까? 

작가의 이전글 나와 ESG(2)_지금의 자본주의와 그 대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