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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May 31. 2019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아이맥스 리뷰

스케일만 역대급으로 큰

- 대체 몇 놈이야?

- 17. 고질라 이후로 점점 늘고있어.













원래 이런 영화는 스토리 생각하면 못 본다.


워너브라더스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몬스터버스' 가 어느덧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2014년 개봉했던 '고질라'를 필두로 '콩 스컬 아일랜드(2017)', 본편인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그리고 '고질라 vs. 콩(2020년 개봉예정)' 까지. 고질라와 콩의 빅매치를 위해 떡밥을 잔뜩 깔아놨던 몬스터버스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가 더 끌렸다. 바로 킹 기도라가 등장하기 때문이지.





어릴 때, 괴수군단 대백과에서 봤던 킹 기도라를 나이먹고 아이맥스라는 어마어마한 스크린으로 볼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용가리는 심형래꺼고...




고질라의 샌프란시스코 공격으로 인해 아들을 잃은 가족이 역경을 딛고 고질라와 여러 괴수들의 싸움에 휘말린다는 이야기.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 개봉했던 고질라의 정식 속편이다. 모나크의 과학자인 '엠마(베라 파미가)'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타이탄' 이라고 불리우는 고대 생물들을 주파수로 조종하는 방법을 마침내 완성해내고 아들이 죽은 뒤, 산 속에서 동물사진들만 찍으며 생활하는 엠마의 남편, '마크(카일 챈들러)'는 과거에 비극을 맞았음에도 여전히 모나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내가 영 불편하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딸인 '매디슨(밀리 바비 브라운)'은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하는 와중에 엠마와 매디슨이 극렬한 환경주의자들에게 납치되고 지구 정화를 위해 타이탄을 깨워, 인류를 쓸어버려야 한다는 협박을 받으며 잠들어있던 괴수들을 엠마의 주파수 장치로 하나 둘 깨우게 된다. 고질라를 연구하던 '세리지와 박사(와타나베 켄)'는 그의 오랜 동료인 '비비안(샐리 호킨스)'과 함께 여전히 고질라에게 호의적인 인물로, 고대종들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고질라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모스라를 비롯해 로단, 무토, 기도라 등 수 많은 괴수들을 소환해낸 엠마는 지구의 원래 주인이 그들이라며 인류의 청소를 맡기게 되고 타이탄의 우두머리격인 기도라가 알고보니 외계에서 온 생물이라는 걸 알아낸 세리지와 박사들은 고질라를 이용해 기도라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그야말로 역대급 스케일에 압도적인 cg물량으로 범벅이 된, 괴수 영화의 종착역 같은 느낌이다. 다만 드라마적인 요소를 억지로 우겨넣기 위해 투입된 엠마 가족들의 스토리가 심각할 정도로 많이 들어가 있어, 영화 감상에 엄청난 방해가 된다. 좀더 인간들의 이야기를 심플하게 넣고 괴수들에게 올인하는 영화였다면 호불호보다는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괴수영화 쯤 되겠지만 우리의 기대를 한껏 배신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이런류의 영화들이 다 그렇듯이 너절한 스토리와 방대한 인간쪽 드라마가 런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잡아먹기에, 볼거리라고는 본작의 하이라이트인 후반부의 고질라 vs 기도라 장면 뿐이다. '원래 이런 맛에 보는 영화' 라고 치부한다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언제까지 서사는 접어두고 볼거리에만 치중할런지 몬스터버스의 엔딩을 맡은 '고질라 vs 콩' 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맨해튼 규모 정도는 우습게 여기는 기도라의 덩치와 그에 걸맞는 카리스마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크리쳐물 치고는 어마어마하게 압도적이다. 거기에 목숨을 걸고 고질라와 교감을 나누는 세리지와 박사도 그의 캐릭터에 맞는 엔딩을 보여줬고 중간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비비안 박사가 좀 어이없지만 그래도 타이탄을 조종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는 소재는 역대급 괴수 스케일과 함께 중요 포인트로 남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각 괴수들의 특성이나 고질라의 역사를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도 세리지와 박사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다. 하지만 역대급 스케일임에도 출연하지 않는 다른 숨은 괴수들이 더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메인 타이탄들이 딱 세 마리 뿐이고 고질라 1편에 등장했던 무토나 마더 롱 렉스 등은 3초 정도 지나가는 수준(...).


오프닝에 17 마리라고 해서 설레였단 말이다!!



몬스터버스의 최종장인 고질라 vs 콩 덕분에 영화에서는 지겹도록 '스컬 아일랜드' 라는 단어와 장면이 반복되고 고질라의 다음 상대가 킹콩임을 꾸준히 암시한다. 영화의 엔딩 시퀀스가 나오는 장면 자체가 스컬 아일랜드인걸 보면 말 다한 듯.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괴수들의 덩치만큼 파괴적이고 짜릿한 영상미를 보여주지만 고질적인 헐거운 플롯은 이런류의 영화들이 풀어야할 영원한 숙제다.




+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쿠키영상은 한 개다.

스컬 아일랜드를 보여주는 엔딩 시퀀스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뒤에 등장하는데 본편에서 괴수들을 깨우고 조종할 수 있는 주파수 기계를 고안해 낸 엠마를 꼬득여, 인류를 지구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극렬한 환경주의자인 '조나(찰스 댄스)' 가 고질라가 씹다 뱉은 기도라의 머리를 어부에게 구매하면서 쿠키영상은 끝이난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이렇게 무섭습니다.


인력 광선을 세 개의 입에서 내뿜는 기도라의 스펙터클함이 압도적인 영화지만 기도라의 머리는 아무리 잘라도 다시 솟아난다. 마치 하나를 베면 두 개의 머리가 솟아난다는 마블의 하이드라 같음.

(어차피 하이드라나 킹기도라, 기도라 모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히드라'에서 파생된 애들이다. 일본어로 기도라에 '킹' 을 붙여서 불러버릇 한게 킹기도라, 기도라이고 - 일본 사람들이 받침 발음을 못하는게 영원히 계속되는구나)



이 장면 진짜 입을 떡 벌리고 봤음.


조나가 기도라의 머리로 뭘 할지는 고질라 vs 콩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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