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병 일기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그때의 썼던 일기들.
그 일기들의 재구성
2016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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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날씨 맑음. 자대 전입 후 이틀째.
PX에서 사야 할 물건들
수첩, 목욕바구니 그리고 샤워타월.
자대에 온 지 이튿날, 도서관과 사지방, PX와 노래방들을 선임들과 함께 사용했다.
부대 옆으로 아파트가 있지만 강원도나 여기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주어진 공간과 기대 이상의 여유를 낭비하지 말자.
2016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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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로를 쓸었다. 세차를 했고 잡초를 뽑았다.
2016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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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무엇을 하든 그냥 털린다. 그만 좀 잔소리해라...
좀 더 강하게 버텨내야겠다.
2016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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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가진 생각과 감정은 유지하고 겉을 잘 포장해야 할 것 같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대할 줄 알아야 한다.
2016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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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행사에 갔다 왔다.
불교가 가나파이 3개와 초코스틱을 줘서 갔다.
사실 부식보다 중요한 건 종교행사 30번을 채우면 2박 3일의 휴가를 준다고 해서이다.
2016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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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라 그런지 끊임없이 긴장을 해야 되는 게 조금 피곤하다.
오전 운전교육은 너무 못했다.
클러치와 핸들이 이렇게 다루기 어려운 것인가?
자꾸 시동을 꺼뜨린다.
아버지한테 배운 대로 하면 다음 주엔 더 잘하지 않을까.
2016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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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2016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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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일병과 운전교육을 했다.
박지호 병장처럼 운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자신감이 오히려 나를 더 능동적이고 안정감 있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첫 후임이 들어왔다.
2016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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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못한다고 뒤에서 한소리가 나왔다.
김재하 상병이 다른 데서 실수하지 말라고 한다.
끊임없이 잔소리를 듣지만 자책하지 말고 기죽지 말자.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더 성장할 수가 없다.
2016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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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직업을 선택하든 그건 내 책임이고 자유이지만,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고 싶어진 직업을 선택하자.
2016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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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교육을 하면서 몰래 PX를 갔다.
소형 차량 운전병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건가?ㅋㅋ
그나저나 나... 전역하고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지?
2016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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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은 주먹밥, 점심은 찐 감자.
6.25 전쟁을 기념한 이벤트성 식단인 건가?
2016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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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근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예의를 다 했다.
되고 싶지 않은 군인이었지만 내가 해야 할 몫을 다하고 맞췄다.
군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냉정히 난 군대 체질이 아니다.
대학에서도, 사회에서도, 윗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웠다.
학과 선배들을 대하는 게 어려웠고 어른들의 생각에 꼭 맞추기가 어려웠다.
머리가 복잡하다.
나에게 '틀렸다', '아니다'라는 시선을 줄 때마다 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게 안쓰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일은 또 오고 해야 할 일들은 해야 한다.
2016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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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으로 진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