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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 피플 Mar 14. 2018

주어진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인가

페터 카멘친트 - 헤르만 헤세

페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죽는 일만큼 어렵지는 않아,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그걸 지나가지 않을 수는 없지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 삶과 관련하여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중세시대 유럽 인구의 대부분이었던 하층민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들의 전반적인 삶의 수준은 객관적으로 지금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당시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더 만족했다고 얘기한다. 그 이유는 종교 기독교에 있다. 사후 세계에 그 모든 것을 보상받는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제한된 개인 권리, 열악한 위생환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종교가 없는 나에게 죽음은 늘 두려운 주제였다. 이 세상에서 존재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끝에는 무력감에 빠졌다. 마치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도 인생의 덧없음에 우울했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해서 바뀌는 점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새로운 고민이자 목적이 생겼다.


이처럼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나에게 ‘페터 카멘친트’는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데미안’으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의 초기작 중 장편 소설이면서도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죽음까지 수용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애(愛)’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극 중 주인공 페터 카멘친트는 큰 골짜기에 둘러싸인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오면서 삶과 맞닥 뜨린다. 그는 끊임없이 사랑하고 또 좌절한다. 친구의 죽음, 실연의 아픔을 겪으면서 고뇌와 절망을 느끼며 방황하지만 그것을 극복해 나간다. 이를 통해 그는 불완전하면서도 성숙한 인간이 되어간다.

삶이 지치고 힘들어 어딘가 기대고 싶은 순간이 올 때,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by. 박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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